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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Apr 11. 2022

X세대가 회식에서 살아남는 방법

난 X세대이다. 어정쩡한 X세대. 요즘 MZ세대가 대세라 나 같은 어정쩡 들은 눈치를 보면서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 다시 찾아오는 회식의 시대, 반갑지 않은 세대라면 우리 세대이다. 그 조율은 하늘도 하지 못하는 조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다시 조율된 시간대라 한 잔이 아쉬운 사람이 권하는 자리가 슬슬 늘고 있다. 재택근무자들도 하나 둘 자리에 나오고 재택근무를 했던 사람들은 직장이 낯설다는 이야기를 하니 다들 눈빛이 이상하다.



시대가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다. 한동안 코로나로 연구원들의 지원사격은 줌이었고 우리도 나름 외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늘고 있고 연구원들의 일이 많아지고 커피 먹는 시간도 늘고 있다.  연구원장님의 폭탄 같은 말씀이 있으셨다. "어.. 한동안 분위기도 그랬는데 한잔들 하지" 바로 대답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 정적의 짧은 순간을 눈치채신 연구원장님은 "분위기 다들 왜 이래? 우리 원래 마셨잖아. 참 사람들이 , 일하다 보면 한 잔 씩 마시면서 타인의 고통도 들어주고 하는 게 우리 문화야, 자 그럼 내일 못 마시는 사람이 없는 걸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뒤를 돌아서는 그때, S연구원이" 원장님 전.. 안될 것 같습니다. 주말에 집에 결혼식이 있어서, 일찍 가야 하고  좀.."



연구원장님의 표정은 거의 '무례한 사람'이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S연구원은 뒤이어 "그리고 이제 회식은 할 수 있는 사람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기도 시기고.."



연구원장님은 "아니 내가 무리했어요? 한동안 우리 코로나로 서로 힘든 거 말 못 하고 혼자 앉은 것 같아서 같이 한 잔 하자고 했는데 내가 무리했나?" 안경을 벗으시고 양손을 허리에 두시고는 힘 있고 강단 있게 이야기하셨다. 그때 K연구원이 "맞습니다, 저희가 술자리가 뜸했습니다..." 이 연구원이 X세대 연구원이다. 낀 세대이다. 난 옆자리 연구원을 봤다. 눈이 가자미다. 어디를 둬야 할지 모르는 눈빛 그리고 이 어색함이여 어서 가거라, 하는 나도 뭐라고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 다시 R연구원이 말을 했다. "요즘 회식 강조하는 건 회사 폭력입니다"



그렇다. MZ세대이다. 순간 너무 먼 강을 건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내 방점을 찍은 U연구원 " 그냥 맘먹은 사람들끼리 가죠, 원장님" MZ세대 가장 어린 연구원이다.



결국 연구원장님은 분노와 화를 억 누리시며 "그래요, 그럼..." 더 이상 말이 없는 게 더 무서웠다.

그리고 점심시간, 난 연구원들과 밥을 먹으며 훗날 뒷감당이 안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동료 연구원들도 같은 의견이었다."아니 어떻게 해야지? 난 눈이 가자미가 되겠어"

국물에 밥을 마는데 옆자리 연구원은 "나도 그래, 숨이 넘어가겠더라고 이건 뭐 상사를 모시고 사는 게 아니라 MZ를 모시고 살아야 해. 폭탄이다 폭탄"


그때 앞자리 동료는 "우리 때는 회식이 그래도 동료애 그런 거였는데 이제는 직장상사 괴롭힘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참 모르겠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갑자기 옆자리 동료는 "아니 우리 X세대는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니?"

한꺼번에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그때 옆자리 동료는 "장단은 무슨 , 그냥 가자미눈으로 눈치를 보는 거지"

난 "가자미?"

옆자리 동료는 "응, 옆으로 찢어진 가자미"

난 "웃긴다"


옆자리 동료는"세상이 그러길 원해요 이 사람아"

난 "하.."

그렇게 자리를 마무리하고 들어오는데 뭔가 허탈했다.

그리고 퇴근시간 , 원구 원장님이 다시 들어오셨다.

"저기...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회식은 그냥 맘먹은 사람들끼리 하자고, 그래 그게 편해" 하시며 뒷모습을 보이고 가셨다.


그때 MZ세대의 연구원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자기들만의 눈빛을 응원했다.

세상 참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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