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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Nov 14. 2022

부처님 말씀.

이 책은 부처님과 제자들이 주고받은 대화문을 적어 놓은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사실 난 종교가 특별나게 없었다. 중학교 미션 스쿨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고서 종교가 때로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느끼고 환멸을 느꼈다. 그러다가 대학을 가서 니체를 공부하고 쇼팬하우 이후 구조주의 철학자를 공부하던 중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의 차이점을 강의하러 오신 교수님을 통해서 제대로 된 불교를 공부를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불교 관련 서적을 읽게 되었다.


많은 불교 서적 가운데 가장 아끼는 금강경은 여기에 적지를 못하겠다. 사실 금강경은 3독을 했는데 울었다. 많은 불교 서적을 읽으면서 필사를 하고 읽었지만 울어 본 적은 없는데 금강경은 울 수밖에 없어서 그동안 내가 읽은 불교 서적은 뭐지?라는 생각을 하며 읽은 책이라 이 서평을 쓰기에는 내가 그럴만한 깜냥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책을 쓸 깜냥이 되어서 쓰느냐 그렇지도 않다. 다만 최근 부족한 마음 달달 볶는 내 마음을 정리하고자 일 년에 적어도 2번은 보는 부처님 말씀이라는 <잡아함경>을 써 볼 생각이다.


이곳 이야기와 좀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죽집을 갔는데 옆에 남자 두 사람이 있었다. 들으려고 한건 아닌데 아주 바로 옆에 의자가 있어서 듣게 되었다.


허무주의에 대한 이론을 앞사람이 설명하고 있었고 마주 보는 사람이 그걸 듣는데 부처의 설명을 허무주의로 설명하고 있었다. 갑자기 내가 읽은 내용이 생각이 났다.

불교의 경전에 보면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것은 허무주의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경계의 지표라고 한다,라고 되어있다. 그래서 제자는 부처에게 많은 이들은 당신의 말을 허무주의라고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 그때 부처는 "그건 허무주의가 아니라 가지고 있지 않음 그러니까 있는 것을 더 가지려고 하는 탐심을 경계하라는 뜻이다"라고 일갈한다.


부처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누워서 자신을 바라보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 죽음에 대해서 슬퍼할 필요 없다. 다만 문고리를 봐라"라고 하는데 제자는 "아직도 배울 것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렇게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질문을 한다. 그때 부처는 "나를 넘어서라"라고 일갈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늘 부처는 나를 넘어서라 그리고 형체에 얽매이지 말아라라고 강조한다.


언제가 인사동을 간 적이 있었는데 승려 한 분이 부처님 상을 위에 놓고 그 위에 자신이 올라서 있는 것을 봤다. 사람들은 그 모습이 이상하여 주위를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내가 읽은 부처는 형상에 집착하지 말라곤 했다. 그럼 그 승려가 밟고 있는 부처는 형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난 부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음이 허허롭거나 복잡할 때 늘 읽는 부처님 말씀의 <잡아함경>은 늘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읽고 또 읽어서 내 것으로 재해석하는데 노력을 하는 편이다. 사람들은 "자기 불교야?"라고 묻는데 마땅한 답이 없어서 "책으로 읽어요"라고 한다.

어떤 종교를 떠나서 좋은 글귀로 만나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잡아함경에 이런 글귀가 있다.

勿因爲有利而驕慢, 勿因爲不利而卑屈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게 굴지 마라


守中道而棄邪懦弱, 因利己心勿棄正義

중도를 지키고 사악과 나약을 버리며, 이기심 때문에 정의를 버리지 말라


懷胸自負心如泰山,知自己如臥草能卑,常㣚勇猛堂堂如虎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가슴에 품고, 자신을 누운 풀처럼 낮출 줄 알며, 늘 범처럼 용맹하고 당당하게 곧게 행하라.


오늘도 이 글귀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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