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신발을 구매하지 않았다.
내가 돈을 벌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지출의 3가지는 딱 시계, 가방, 구두이다. 처음에는 몰랐다. 나도 저금을 하면서 살아야 하니까.
그러다가 여동생이 집으로 놀러를 왔다. 한가득 꽉 찬 집을 보면서 "언니 책은 얼마나 사는 거야?" 나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사는 편이라서 "글쎄 그때그때 사고 싶은 책?" 여동생은 다시 물었다. "언니 돈 벌면 언니는 언니를 위해서 얼마나 투자해?" 이건 좀 색다른 질문이고 처음 받는 질문이었다.
"그런 것까지 신경 쓰고 살아야 하니?" 동생은 "얼마나 중요한데" 난 "그렇게 따지면.. 모르겠다.. 책도 살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어서"
동생은 뭔가를 보고 끄덕이더니 "언니, 언니도 언니 월급에서 얼마 정도는 좀 투자라는 형식으로 해서 살아봐, 우리가 가난하게 살아서 지출에는 영 꽝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나도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거든 하나하나 해보니 알겠더라고" 이렇게 시작된 내 지출의 3가지는 시계 가방 구두 늘 책. 이 4가지가 지출이다. 그런데 난 신발에는 정말 욕심이 많다.
이 원인이 어디에 있나 생각을 해보니 이것도 다 그놈의 옛날의 추억이다. 남들은 신으면 깜빡이는 운동화를 신었다면 난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엄마는 어떻게 아셨는지 제일 싼 운동화를 사시면서 "이거 적어도 몇 년은 신죠?" 하시면서 흥정을 하셨고 내 표정은 '제발 내 발에 맞지 말아라' 했지만 결국은 "아이고 따님 발에 딱이네" 하며 주인은 흥정을 붙였다. 난 그게 싫어서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고 샀다.
남들은 운동화 사면 자랑부터 하는데 난 숨기고 살았다. 그게 싫었다.
그렇게 살다가 취직을 했다. 대기업 취직 첫날부터 난관이었다. 남들은 명품을 신고 왔는데 난 그저 그런 구두를 신고 갔다. 동기는 점심시간에 "야 이번 월급 받으면 좀 꾸며라" 하면서 커피를 손에 쥐어주고는 갔다.
그렇다. 난 그렇게 시작이 되어 신발에 대한 집착이 늘었다. 그렇게 하나 둘 모으며 고가의 신발은 아니지만 그냥 중가의 신발들을 사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다가 난관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신발을 박스로 저장을 하다가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박스를 버렸다. 그러다가 그 신발들이 너무 많아서 절반을 버렸다. 따지고 보니 신지 않은 신발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과감히 버렸다. 그러고 보니 속이 후련한 마음은 뭔지, 어이가 없어서 그냥 그 자리에서 웃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쇼핑중독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고 자제라는 글자를 머리에 넣으며 살았다.
정확하게 5년을 신발을 사지 않았다. 있는 구두 운동화 돌려가며 신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뒤축이 낳아서 정말 버려야 할 신발들이 속출했다.
나름 이 뿌듯함이란, 그래서 또 버리고 문제는 내가 애용하던 브랜드가 더 이상 신발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았다. 5년 동안 검색을 하지 않고 있었더니 이제야 안 것이다.
난 특색과 유니크한 브랜드를 좋아해서 애용하던 브랜드였는데 사라졌다니 헉, 했다.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다시 난 먹이를 찾아 헤매는 사자처럼 다른 브랜드를 2-3곳 찾았다.
그런데 비싸다. 예전에 신던 신발에 비해서, 고민을 하고 또 고민을 하다가 샀다.
좋은 신발은 좋은 곳으로 이끈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나를 사서 오래 신기로 했다.
정말 좋은 곳으로 갈까? 그렇다면 언제나 오케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늘 쉽지 않고 언제나 변수가 있기 마련, 급한 희망은 끄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