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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Jul 31. 2023

올해는 휴가를 포기했다!

다들 7월 말 8월 초에 간다는 휴가를 포기했다. 매년 다 챙긴 건 아니었지만 올해는 포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정말 많아서 방학에도 부족한 공부를 해야 하고 일쪽에는 큰 이유 없이 컨셉션부터 학술이 전방위로 있기에 작게는 제주도에서 크게는 해외에서도 하기에 내 일정은 한 달 스케줄로 가득 찼다. 이러니 무슨 연예인도 아닌데 하루하루가 빡빡하다. 


고민을 많이 하고 고향을 한 번 갔다 와야겠다 하고 주말에 잠시 갔다 오는 것으로 휴가를 포기했다. 나처럼 휴가를 포기한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데 꽤 있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개인적이 사연이라 다 적을 수 없지만 작게는 휴가는 자고로 집에서 보내는 게 제일이라고 날짜는 휴가를 잡지만 어디를 가지 않는 사람부터 휴가를 정말 쓰지 않고 직장에 나오는 이유는 만나면 싸워서 이제 막 신혼에 든 동료 직원 이야기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옆자리 동료는 한참 싸울 때라 그럴 수 있다며 , 고개를 끄덕였다. 나 같은 경우는 일도 공부도 그 어느 것도 포기가 안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주변에서는 나이 생각하라는 조언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동료는 영끌족이다. 바짝 오른 이자에 매우 날카롭다며 집에서 쉰다고 쉬는 게 아니라며 한숨을 쉬었다. 참 사람들 사는 게 다르다. 나와 함께 하는 우리 팀은 그런 이유는 없지만 일복이 터져서 올해는 겨울에는 좀 쉬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그렇네 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생각해 보면 내가 누렸던 최고의 휴가는 고향에서 가장 가까운 산에 한가득 책을 가져가서 수박 먹고 하루를 보냈던 1박 2일이었다. 그때는 한참 서울에서 돈을 벌면서 거의 좀비 생활을 할 때였다. 그래서 서울에서 벗어나는 게 목표여서 산이든 강이든 자연이 좋아서 가서 가방에는 좋아하는 책 몇 권을 싸서 그곳에 텐트를 설치하고 책을 보면서 하루를 보냈는데 참 사는 게 별것 없는데 왜 진작에 그렇게 하지 못했는가를 그때 생각하고 이후는 작은 것에 더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 엄마와 아빠는 위험하니 외박을 허락하는데 고민을 하셨지만 내 의지를 꺾는 것보다는 일단은 두고 보자는 부모님께서는 내가 너무 지쳐하니 진지하게 회사를 그만두라는 이야기까지 하셨다. 그때 그렇게 쉬고서 서울을 올라오니 좋았었다.


학교를 다닐 때는 방학이었지만 방학이 없었다. 이건 고등학교 때였다. 방학인데 학교에 나가는 게 자율이라고 했지만 말이 자율이었지 거의 강제였다. 정말 힘든 고등학교 생활에 8월에 삶을 살았다. 학생도 선생님들도 힘든 계절을 보냈던 듯하다. 휴가라고 휴가로 보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23살에 친구가 워크비자받아서 호주를 갔는데 처음에는 6개월만 있겠다고 갔다가 1년을 채워서 왔다. 한국에 돌아와서 만났는데 친구가 처음 한 말이 "야 인생은 즐기는 거야, 내가 만난 그 사람들이 다 그런 것 은 아닌데 외국인들은 좀 인생을 즐기는 것 같더라고, 휴가라고 해서 뭐 특별하게 아니라, 늘 휴가야." 다 그런 사람들이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겠지만 한국인들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 그리고 열정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며 각 나라의 특징들을 이야기하면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 호주 친구가 "한국인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네" 였다고 한다. 심지어 친구에게는 일하려고 비자를 받았는데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말고 즐기라고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이 친구는 이 이후 자기에 주는 선물로 일 년에 한 나라를 다니며 열심히 살고 있다.


친구들 몇은 내게 휴가가 언제냐고 물어봤다. 없다고 했더니 돈을 얼마를 벌려고 그러냐고 웃으며 물어봤지만 난 속으로 '돈 같은 소리는..' 하며 속으로 말하며 씁쓸했다. 이대로 가다가 번아웃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최근 들면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 스스로에게 버티자라는 말을 참 많이 말한다.


매번 똑같은 해를 보낼 수 없다. 올해는 휴가가 없지만 마음의 휴가는 줄려고 한다. 최대한 책을 많이 보고 나 자신에게 최대한 시간을 배려해서 막상 휴가 해서 시간만 날리는 그 시간보다 더 알차게 8월을 보내려고 한다.

그래서 난 장바구니에 책을 소비했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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