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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Aug 16. 2023

팀장님이 부르셨다.

아침 출근을 하고 바쁘게 움직였다. 일이란 늘 많고 바쁘게 처리를 하고 눈알이 빠지게 컴퓨터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데 갑자기 팀장님 호출이 떴다. 갑자기 스치는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팀장님을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생각이 떠나갔다. '혹시나 내가 한 일이 잘 못 되었나?' '어제 올린 보고서가 잘 못 된 건가'부터 등등 내가 풀가동 하는 생각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똑똑하며, 문을 열었다.


냉한 분위기, 싸하다.

"팀장님 저 왔습니다"

"어 그래, 차 한 잔 하지"

팀장님은 웃으며 나를 맞으셨다.

이건 생각 밖이다.

"저를 왜.."

"아직도 성격이 급해?"

차를 마시면서 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셨다.

"하긴 급한 성격이 때로는 우리 업무에 완성도가 빠른 몽접 연구원이 좋긴 하지. 아니, 요즘 건강은 어때?"

난 "괜찮습니다"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아니 다른 게 아니라, 이번에 일이 좀 많지?"

난 "뭐 평소 그대로입니다"

갑자기 찻잔을 내리며 두 손을 모으며 "다른 게 아니라 이번에 우리 프로젝트 몽접 연구원이 맡아서 했으면 좋겠어. 물론 지금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데 충분이 조율이 가능하고 다른 게 아니라 일이 좀 느리게 진행이 되니 걱정이 되기도 하고, 지금 일이 많아서 내가 좀 무리해서 말을 하는 건가?"

말이 조율이지 거의 선택이 없는 "네 "라는 말을 해야 했다.

"저 지금 하는 일도 빡빡해서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갑자기 팀장님 얼굴이 달라지며 "우리 일이 그렇잖아. 지금 몇 년 차인데 내가 이런 일을 구구절절하게 이야기 다 이야기해"

난 깊은숨 호흡을 하며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은 그제야 "그래 그래, 좋은 쪽으로"

난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팀장님은 "그럼 인수인계 내가 이야기할 테니까 신경 좀 쓰고"

난 "네"


방문을 나오고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언제까지 밥벌이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장난이 아닌데 왜 이렇게 일복이 터지는지 하필이면 중요한 프로젝트를 또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냥 다 때려치우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로 돌아오니 다들 왜 불렀냐고 물었다.

아무런 표정 없이 "프로젝트 떨어졌어요"라고 말하니 순간적으로 냉한 분위기로 돌아갔다.

그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y는 "어.. 그거 내가 하고 있는데 사실.. 그래.. 좀" 하면서 말을 흐렸다.

동료에게는 별로 화가 나지 않았지만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울컥하는 화가 나를 힘들게 했다. 괜히 다른 사람에게 내 감정이 드러나면 좋지 않을 듯해서 , 화장실에서 멍하게 몇 분을 있었는지 모른다.

다들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아서 일부러 많이 웃었다. 속으로는 울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 괜히 하늘을 보면서 로또를 떠올렸다.

인생에서 죽을 때까지 돈을 벌어야 한다면 난 갈 곳이 없다고 선택한 이곳으로 이직을 하고 지금 다시 사표를 만지고 있다. 목까지 차오르는 화를 괜히 생수를 들이키며 억누르고 집으로 돌아가서 누웠다.

인생은 역시 쉬운 게 없다.


그래, 먹고살려면 열심히 살아야지. 직장 생활 쉬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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