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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Sep 05. 2023

mbti가 나를 호구로 만들었다.

한동안 휩쓸고 간 mbti, 지겹게 들었다. 그래서 그럴까 이제는 지겹다.


얼마 전에는 이게 문제가 되었다. 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을 너무 좋아하는 동료는 mbti는 정말 과학적이라며 이야기를 하는데 두루두루 한 사람씩 유형에 대해서 추측을 하겠다며 금쪽같은 점심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먹고 있던 냉메밀에 국물을 야금야금 먹고 있는데 내 옆에 앉은 동료에게는 "저기 완전 p죠?"라고 물었고 당황한 동료는 "저 아닌데"라는 멀쑥한 답안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 앉은 동료에게는 "평소에 일을 하시는 모습이 제가 보기에는 "파워 j?" 이번에는 맞았으면 했다. 그러나 "정말 아닌데" 이제 분위기가 다운이 되려나 했는데 끊임없이 앉아 있는 사람들의 유형을 알아보겠다고 숟가락을 놓고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난 한숨이 나왔다. 이거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 그만해, 그러다 사람 잡겠어"라고 이야기하자 돌아온 대답은 "재미있지 않아요, 뭐랄까 심리학자 된 느낌" 정말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에 난 마저 냉소바를 들며 가만히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라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는지 나에게 향했다. "저기요, 혹시 뭐예요?"

난 너무 당황을 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당황한 당사자는 "에이 그러지 말고 알려주세요"라고 다시 흥을 붙였다. 나는 다시 "아니 진짜 해 본 적이 없어." 그러자 자신에 폰을 주고 즉석에서 해보라고 주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아니 다음에 해 볼게요"라고 거절을 했다.


그러자 호기심은 즉시 풀어야 한다며 금방 해결이 된다며 재촉을 했다. 결국 했다. 그렇게 나온 내 mbti성향을 보고서는 막상 당사자는 "와 정말 다른데요"라고 말했다. 그건 무슨 뜻인지 하고 듣는데 "아니 평소에 i인건 알았는데 완전 학자 스타일, 호호호"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렇게 점심은 끝나고 오후 일과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논문을 정리하고 서고로 가고 이리저리 해야 할 일들이 꼬였다. 그래서 잠시 모여서 다시 일을 정리하는데 갑자기 mbti이야기가 나왔다. 그 호기심 많다던 그 동료가 "몽접 연구원님이 하세요, 딱이세요" 난 순간 헉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아니 저번에 팀장님이 부르셔서 일이 많은 거 몰라요, 그리고 이번 일은 엄연히 이건 아니지"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지지 않고서 "아니 이건 효율성이라서 그렇게 이야기한 건데" 난 어이가 없었지만 더 이야기하면 분위기가 다운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그리고 대신 난 그 일에 절반을 하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언젠가 병원 정신과 의사 선생님께서  이 mbti는 그리 많이 믿을 것이 못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아주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리 100프로 의지 할 만한 내용도 아니라고 한 내용을 들었다.


언젠가 내 무표정을 보고서 한 달이 지난 다음 동료가 내게 왜 그리 무슨 일이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냥 내 딴에는 멍을 한 것인데 내 표정이 너무 무거워 보여서 당장 사표를 쓰는 표정이었다고 말을 한 적이 있다. 회사에서는 딱히 얼굴을 관리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멍 표정이라든가 내 일을 할 때 거울을 보면서 일을 하지 않는다. 일도 많고 요즘 공부를 같이 하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굉장히 예민해서 힘들다. 그래서 하루에도 열두 번은 사표를 쓰고 싶어서 꾹 참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난 당황스럽다.


괜히 충돌하기 싫어서 참는 편이라, 그냥 넘어간다. 그래서 그런가 종종 이런 이런 일이 일어나면 난 호구가 되어서 내가 다 하는 편이다. 싸우기 싫고 갈등이 싫어서 내가 다 하는 편이라 친구말을 빌리면 나 스스로 내가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 이게 회사생활이지라고 한다. 결국 그놈의 mbti가 나를 호구로 살게 하는 원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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