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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Nov 16. 2023

직장인의  책상을 보면 그 사람,성격이 보인다.

나 같은 경우는 책상이 엄청 깨끗한 경우이다. 퇴근하기 전에 뭐든 청소를 직접 한다. 그리고 내가 했던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포스트잇으로 정리를 하고, 하루에 미흡했던 일을 정리하고 그리고 백팩을 메고 나가면 하루 끝이다. 그다음 날 도착을 하면 물론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또 청소를 해주셔서 깨끗하지만 개인적으로 책상을 하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라 각자 책상을 보면 그 사람 성격이 보인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는 엄마의 영향이 크다. 엄마는 절대적으로 엄청 깨끗하신 분이라 하루에도 청소를 3번은 기본으로 하신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학교 유입물을 책상에 두면 꼭 "절대 버리지 마시오"라고 적어두고 다녔다. 그럼 엄마는 책상에 두고 나머지는 미련 없이 버리시는 분이라 가끔 충돌이 있으면 엄마는 꼭 내게 "그럼 네가 청소해"라고 하셔서 내가 하긴 했는데 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집에서 해봐야 얼마나 하겠는가, 결국 엄마는 자신에 맘에 들지 않아 직접 하셨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싶어서 청소에 집착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엄마에게 너무 그렇게 살면 피곤하다고 말을 하고 다녔는데 내가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 밥은 못 먹어도 집은 청소해야 하고 더러운 꼴은 보기 싫어서 청소라는 글자는 내 별명이 되어서 친구들은 "야 너 아직도 여전하네, 학교에서 기숙사 때도 엄청 깨끗하더니"라는 말을 하는 친구들은 내 청소병으로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소환한다.



전체적으로 나와 같이 일하는 팀들은 거의 깨끗한 편이다. 가장 깨끗한 사람은 나이고 그리고 다음은 앞사람이다. 앞사람은 완벽주의와 가까운 사람이라 늘 청소를 하는 편이고 복사와 팩스가 있으면 늘 정리를 하고 본인이 알고 있어야 하는 서류 같은 경우는 어디서 무엇을 사 와서 개인적으로 소장을 하겠다고 뭔가를 사 와서 시그널로 자신만 안다. 그래서 요청이 있으면 바로바로 나와서 지연이 거의 없다. 일처리가 빨라서 정말 좋다.


그다음은 내 옆자리 앉은 동료 같은 경우는 좀 덜 치우는 편인데, 자신은 몰아서 치우는 편이라서 하나하나 쌓아서 버리겠다고 박스를 옆에 두는 편이다. 그래서 그 박스에 이래저래 쌓이면 그때 한꺼번에 버린다. 옆자리 동료는 간식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자리에는 과일과 과자가 많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많이 권하고 본인도 많이 먹기도 하지만 주변에 그렇게 있기에 자리가 부족하면 불필요한 자료는 박스에 들어가고 과자나 쓸데없는 이물질도 박스에 버린다.


문제는 여름이다. 여름에는 파리나 괜히 날파리가 있을 수 있어서 예민한 사람들이 괜히 빨리빨리 버려달라고 하면 또 그러면 재빨리 버린다. 옆자리 동료 덕분에 입이 즐거운 동료들은 신기한 과자를 많이 먹는다. 동료는 밥보다 과자를 좋아해서 어디서 이런 과자를 찾아오는가, 를 물어보면 해외직구를 해서 과자를 사기도 해서 다들 그 과자 이야기로 점심시간에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동료이다. 퇴근시간에는 책상에 과자가 나란히 놓여있고 누가 집어가도 모르는 양이 있어서 누군가 "자기 그러다 과자 다 털려"라고 웃으며 말하면 "괜찮아요 많아요" 하며 웃으며 퇴근을 한다. 그래서 늘 자리가 복잡하다.


내 뒷자리 동료는 약간 복잡하다. 은근히 보면 필기도구들이 어지럽다. 점심시간에 들었는데 자신은 어렸을 때 필기도구에 집착이 강했다고 한다. 가난한 시절에 필기도구가 가지고 싶었는 데 있는 거라고는 연필에 빨간색 색연필 하나여서 그게 늘 불만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친척분이 큰돈을 주셔서 샤프를 샀는데 그때부터 공부를 해서 열심히 돈을 벌어서 필기도구를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는 필기도구였다고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생각을 해보니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필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했는데 모나미 검은색 펜을 가장 많이 쓰고 그다음이 형광팬이었는데 그게 문제집을 사면 주시는 일종에 관습 같은 선물이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하고 받아서 열심히 모으고 쓰고 그랬다. 가끔 중요한 필기도구가 필요하면 이 동료에게 요청하면 빌려주거나 아예 주기도 한다. 이 동료가 가장 사랑하는 펜은 독일에서 구입한 펜이다. 색감과 그립감이 달라서 아주 중요한 일을 할 때 사용한다. 덕분에 나도 필기도구 세계에 입문에서 며칠 전에 직구로 구입을 했다.


사람에 성격은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외관으로는 옷부터 신발 그리고 음식 그리고 이렇게 책상까지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설명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작은 짐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웃으면서 "자기 오늘은 무슨 과자?"라고 물으면 "어.. 오늘은 영국과자입니다" 하면서 웃는다. 삶에 재미를 스스로 찾아가면서 사는 하루가 직장에서 있으니 이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출근하면 다들 자신들만에 차를 마시고 하루를 바쁘게 시작하고 마무리 퇴근 시간즈음 되면 각자 자기 몫을 점검한다. 신발부터 가방까지 정리를 한다. 그리고 다음날은 또 아무렇지 않게 시작을 한다.

난 사람들을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일종에 커피숍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처럼 말이다. 말없이 그냥 구경이다. 그럼 '그래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지' 한다. 인생 별 것 없다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오늘 내 책상은 노트북을 켜고 또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까지 깨끗함을 유지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엄마에게 언젠가 물어본 적이 있다. 왜 그렇게 청소에 집착을 하냐고, 엄마는 "그냥 내가 지나간 자리에 뭔가 있다면 그건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라고 하셨다. 나는 내가 쓴 책상을 누군가에게 물려줄 때 책상이 깨끗하다면 그 사람도 좋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청소를 한다. 가끔은...

엄마 말씀이 가끔 울린다. 지나간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예의가 될 수 있음을...



사진: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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