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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Nov 23. 2023

같이 먹어도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사람.

동료가 나에게 물었다. "자기는 몸무게 어떻게 유지해?" 

단순한 질문에 난 당연하게 "안 먹죠" 웃으며 답했다. 동료는 알면서도 물었다는 질문에 "그래 그거다" 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하긴 너무 안 먹지" 사람들은 내게 많은 걸 권하지만 사실 난 물만 먹어도 찌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기초대사량이 낮다. 운동을 하지만 그것도 적응이 되면 더 힘든 운동을 해야 해서 요즘같이 바쁘면 걷는 속도를 높이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지극히 제한적이다.


며칠 전 실소를 금치 못 했다.

난 한 끼를 먹는 사람이다.

점심을 아주 소식으로 먹고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간단한 차를 마시고 저녁을 먹지 않는다. 그러니까 정확히 6-7시 사이에 모든 걸 끝내는 스타일이다. 저녁을 먹으면 다 살로 가기 때문에 무조건 먹지 않는다. 그런데 며칠 전 집으로 가는 길에 호떡을 발견했다. 아, 호떡을 보는데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줄을 서서 호떡을 먹고 음식욕구가 터졌다. 옆에는 타코야끼를 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타코야끼는 정말 좋아해서 눈을 거기서 감았어야 했는데 또 6알을 구입 해서 먹었다. 여기까지가 적정선이어야 했다. 먹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 편의점 앞에서 사람들이 뜨끈하게 라면을 먹는 걸 보고 말았다. 라면을 안 먹은 지 몇 달이 되었다. 고의적으로 먹지 않은 것도 있고 면을 먹으면 계속 먹게 되어서 미룬 것도 있다. 그 유혹이란 결국 작은 라면을 사서 그 자리에서 작은 것을 반을 먹고 반은 버리고 호로록 먹었다.

걱정을 하면서 먹는 내 모습이 짜증이 났지만 먹었다. 


결국 배가 불러서 너무 불안해서 동네 놀이터에서 줄넘기를 3천 개를 했다. 배가 부르면 잠을 잘 수 없기에 그게 최선이었다. 나름 그렇게 하면 소화도 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겠지 했다.


몸무게를 매일매일 체크하는 나로서는 매우 두근거렸다.

그다음 날 내 몸무게는 이런 2킬로가 늘었다.

난 한숨을 쉬고 , '이러다 그냥 쭉 가겠다'라는 말을 하고서 다시 재정비를 했다.

그리고 원래에 내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순간 짜증이 났다. 그렇게 먹었다고 단번에 2킬로가 찐다는 게 너무 화가 나서 난 평생 음식 즐거움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나서 한숨이 저절로 났다.


그리고 원래 몸상태로 돌려놓으려고 홈트를 더 늘리고 단식을 강행했다. 정확히 3일을 단식하고 원래 몸상태로 돌려놓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난 사는 게 왜 이리 힘들지 하며 눈물이 났다.


한국에는 너무 마른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그런가, 며칠 전 친구가 나에게 다이어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자신은 지금 전문 다이어트 병원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고 했다. 나는 성과에 대해서 물었고 아직 초기라 뭐라고 답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궁금했다. 카톡으로 물어보니 여전히 제자리라고 해서 그것도 아닌가 하는 마음에 유전적으로 난 엄마에게 물려받은 이 몸뚱이가 싫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엄마도 억울하실 거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 분 다 마르셨는데 엄마는 외삼촌들은 다 마르셨는데 엄마는 통통하셨다. 그게 늘 불만이셔서 평생을 가꾸며 사신다. 나도 다르지 않을 듯해서 평생 숙제로 이 몸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눈바디라고 하는 맵시로 난 가끔 옷가게를 간다. 그리고 사지도 않을 옷을 입어 본다. 그리고 인치를 확인하고 들어가서 맵시가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아니면 빼라는 신호로 알고 같은 몸무게라도 아니다,라는 판단하고 바로 다이어트를 돌입한다.


이런 나를 친구들은 "참 피곤하게 산다"라고 말하는데 대학 때 뚱뚱하게 일 년을 살아봐서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아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기에 지금 이렇게 오리발을 하고 있다.


물만 먹어도 쪄요,라고 난 말한다. 그래서 금욕주의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늘 말한다.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아?"라고 가끔 물어보시는데 그럼 난 웃으면 "그냥요"라고 한다.

먹방을 찍으며 살이 안 찌는 사람들을 보면 나름에 이유가 있겠지 한다. 그런데 정말 운동을 하지 않는데 살이 안 쪄요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저 세상 사람들에 이야기가 있는 그 사람들에게도 애환은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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