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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Jan 24. 2024

테트리스 게임기로 당신의 마음을 내려놓아요

테트리스 게임기 함부로 보지 마세요,, 의외로 좋습니다^^

난 고인 물.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웃기지만 할 수 있는 게임이 없어요. 그 예전 스타크래프트라고 하면 하는 방법은 아는데 매번 죽어서 아, 내 팔자는 게임은 아닌가 보다 하고 어느 날 여동생이 내게 테트리스 게임기를 선물해 줬다.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테트리스만 파고 있다. 사람들은 "그거 너무 질리지 않아?"라고 묻는데 전혀 아니다. 물론 계속 쌓아서 뭔가를 한다면 어느 순간 일자로 나오는 막대가 나오지 않아서 폭망 하겠지만 어느 정도 숙달된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내가 테트리스를 하는 경우는 정말 열받거나 아니면 어느 순간 나를 놓아야 하는 경우다. 대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을 먹거나 뭔가를 한다는데 너무 열받으면 난 테트리스를 하면서 나를 놓아버린다. 


자 일단 테트리스는 간단한 게임이기는 하다. 같은 모양을 맞춰가면서 모양의 틀을 바꿔가며 쌓으면 된다. 블록 쌓기 게임이니 이보다 더 좋은 게임은 없다. 그러나 욕심이 발동을 하면 자꾸 쌓아 버린다. 그 한 줄로 된 긴 블록을 기다린다고 쌓다 보면 망하는 건 한순간이다. 그래서 난 4칸을 채우면 그냥 부숴버린다. 게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그렇고 어느 정도 점수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도 한다. 그럼 순간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다시 블록을 쌓을 수 있다. 다시 리벤지를 시작하면 몰두를 하는 시간은 길어지고 나를 잊어 가면서 신기하게도 비운다라는 동사를 배울 수 있다. 나는 비운다라는 동사를 테트리시를 하면서 배웠다.


오락실에 가면 500원을 넣고 몇 판을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다르지만 많이 한다. 그것도 역시 마음을 비워야  한다. 많이 하겠다고 블록만 주야장천 쌓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쌓고 버려야 다시 리셋이 가능하다. 그래서 난 테트리스를 함부로 보면 안 되다고 말한다.


어떤 물건이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는 가에 따라서 목적과 쓰임새는 달라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테트리스와 함께 한 20년 세월이 정말 좋다. 처음에는 욕심이 나서 무조건 블록만 쌓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선에서 나를 내려놓고 블록을 부숴버리고 다시 리셋을 하고 그리고 중요한 건 나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 '쾅' 하는 소리가 좋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난 그렇지 않다. 왠지 마지막에 듣는 그 콴은 괜히 중독인 것 같아 나름 난 처음부텀 그 소리는 음소거로 했다. 지금도 손바닥만 한 테트리스 게임기를 들고 다니면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표정이지만 이것도 요령이 있어야 하고 기술이 필요하다.


작지만 나에게 알려주는 게 많은 테트리스 게임기, 나는 내려놓음으로 많은 점수를 받고 오늘도 화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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