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까지는 도시락세대였다. 그래서 엄마는 늘 숙제를 안고 사셨다. 어떻게 하면 반찬통을 메우고 살까. 엄마는 처음부터 어쩌면 잘못 선택을 하셨다. 3층 반찬통을 선택하셨으니 , 제일 밑칸은 밥이었고 두 번째 칸부터 제일 위칸 그러니까 두 칸이나 반찬을 해야 하니 잘못 선택을 하셨다. 그래서 나중에는 도시락을 바꿨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집에서 가까운 중학교를 배정받았다. 문제는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헤어지고 나는 꽤 먼 거리를 받았다. 그래서 시큰둥했다. 그렇게 중학교를 가고 문제는 도시락을 먹는 일이었는데 나같이 극 내향성은 누구와 먹는가 보다 그냥 혼자 먹는 게 편했다. 그래서 혼자 먹을까를 생각했는데 같은 초등학교 친구가 나에게 "몽접아 우리 점심 같이 먹자" 하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순간 멍하게 있다가 "어" 하고 그렇게 그 친구와 한 달을 먹었다. 시간은 한 달 그렇게 그 친구는 나름 그 반에서 친구를 만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때 그 친구는 내게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어달라며 스탠드에서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몽접아 너 반에서 친구 만들었어?" 나는 "응" 그때 친구는 "잘됐다. 나 그럼 이제 너희 반 안 가고 나도 친구 만들었어. 그럼 우리 이제 헤어져서 각자 먹자" 생각지 못한 이야기에 나는 다소 놀랐지만 친구의 완강한 의지를 꺾을 수 없어서 알겠다고 하고 헤어졌다.
문제는 바로 그다음 날이었다. 그렇게 점심 종은 울렸다. 나 혼자 점심을 먹는데 친구가 와서 "몽접아 같이 먹자" 벌써 한 무리의 친구들이 있는데 나에게 권한 친구였다. 나는 어쩔 줄 몰라서 버벅거리는데 "괜찮아 같이 먹자" 그렇게 난 그 팀에 꾸려서 있는 객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한 3개월 즈음되었을 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자연스럽게 점심을 먹는데 우리 팀 내에 가장 반찬이 화려한 친구가 그날은 장조림에 전에 무슨 잔치상을 차려왔다. 친구들은 부러워했고 나는 그저 그렇다는 듯이 있었는데 친구가 나에게 "몽접아 너는 같은 반찬 4일 먹으면 안 질려?" 나는 무슨 소리인가 했다. "아니 너 지금 그 반찬 4일째 같아" 몰랐다.
그때 우리 집은 한참 빚을 갚는다고 라면을 먹으며 버티고 있었는데 반찬을 알아가며 살기에는 내게는 벅찼다. 나는 쑥스러워서 "그런가?" 하면서 있는데 그 친구는 "야 우리 중에서 소시지 한 번 안 싸 오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내 얼굴은 붉어졌고 울음이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래 그럼 나 혼자 먹을게" 하고 다시 도시락을 들고서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어색함을 이기려고 밥을 입으로 넣는지 코로 넣는지 시간을 버티며 하루가 빨리 가기를 바랐다. 그날 밥을 다 못 먹어서 집으로 가는 길에 반찬과 밥을 버렸다. 어쩔 수 없었다. 엄마에게 죄송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한 달은 금방 흘렀고 난 그렇게 혼자 먹는 게 익숙했고 그날이었다. 엄마는 유난히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하셨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맛있다고 웃었고 그렇게 다르지 않은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여는데 편지가 있었다. 엄마였다.
엄마가 내 일기를 보셨다. 나는 그때 일기에 <이제부터 혼자 밥을 먹는다. 소시지 없는 반찬이 뭐라고>라며 일기를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그런 뉘앙스를 보신 듯하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엄마는 편지에 미안함으로 편지를 가득 쓰셨고 세상에 다 소시지만 구워서 반찬통을 채우셨다. 나는 순간 눈물이 나는데 목이 매여서 일부러 티를 내기는 싫어서 그렇게 마주하는데 밥알이 눈물로 보였다.
지나가는 친구 한 명이 그 팀에 있었던 친구였다. "몽접이 반찬이 소시지야." 흘려 들었지만 그건 분명했다. 그리고 수업 중에 쪽지가 왔다. 나에게 면박을 주었던 친구에게서 화해의 쪽지를 받았다. 고민을 많이 했다. 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그날 엄마에게 엉엉 울며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며 잤다.
그리고 그다음 날 그 친구들이 내게 몰려와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하는데 나는 혼자 먹겠다고 했다. 이렇게 몇 번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은 다른 친구들과 3년을 같이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소시지가 뭐라고 라는 뉘앙스지만 그때는 그게 서러웠다. 그래서 그런가, 가끔 반찬가게에서 소시지부침을 보면 꼭 산다. 엄마도 지금 나에게 그걸 해주시면서 아직도 그 옛날이야기를 하신다. 그리고 가장 맛있는 소시지 부침을 해주신다. 늘 감사드린다.
그 시절에는 소시지가 권력이었다. 나에게는 소시지가 쓸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