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겨울을 닮은 여자

-여자의 인생 한컷-

by 몽접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분명 떠나야 할 곳은 아이를 지키기 위한 곳이었다. 그녀의 발길을 잡은 곳은 오두막이었다. 자신에 집에서 걸어서 두어 시간 떨어진 분명 폐가이다. 여자는 그 집을 자신이 머물 집으로 결정했다. 아기는 울었고 여자는 아이를 달래며 일단 추위를 이기고자 땔감을 구했다.


바스슥 바스슥, 소리가 들린다. 겁에 질린 여자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귀가 날이 섰다. 여자는 아이에게 들어가라고 했고 자신이 움켜쥐고 있는 막대기를 던질 생각이었다. 그렇다 호랑이였다.


처음 본 호랑이다. 덩치는 작았지만 날랜 호랑이였다. 처음 본 호랑이 눈빛에 여자는 지지 않으려고 째려보았고 호랑이도 무슨 일인지 물러서지 않았다.


"어흥" 소리가 천지를 울렸다.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가며 울었다. 여자는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뒤로 물렸다. 호랑이는 고개를 뒤로 돌더니 다시 하울링을 했고 그리고서는 하늘을 향해 고함을 치듯이 울면서 등을 보이며 물러섰다. 여자는 그 자리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이제 시작이다. 여자는 아이에게 먹거리를 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이 삶을 살기 위해 계획을 해야 했다. 사람들 눈에 들키지 않아야 했고 아이가 고양이라는 사실은 절대 알려서는 안 되었다. 아이는 다행히 잠들어 있었다. 아이는 분명 고양이 인간이다. 꼬리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아이의 아빠는 한때 정을 준 남자였다. 그 남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동네 장터에서 나물을 팔며 만났던 사람이었다. 처음 여자가 동네 장터에서 나물을 팔기 시작한 건 19살 때부터였다. 마땅히 재주도 없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할머니 밑에서 봐 온 나물거리를 산에서 캐내서 사람들에게 파는 거였는데 그게 그녀에게 도움이 될지는 몰랐다. 할머니는 그녀가 만 20세가 찼을 때 돌아가셨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병원 한 번 들어가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그렇게 할머니를 뒤로하고 쓸쓸하게 지내고 있을 때 본격적으로 장터에서 나물을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저마다 구역이 있다고 했고, 낯선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을 서성이다가 돌아가는데 어느 남자가 그녀에게 몸짓으로 말을 걸었다.

무서운 남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는 정이 많았고 알고 보니 그 구역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꽤 힘이 있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 남자 덕분에 모서리에서 나물을 팔 수 있었고 남자는 그녀에게 약간에 호감을 보였다.


그녀는 외로운 생활에 남자에 호의가 고마웠다. 남자는 씩씩한 여자가 좋았다. 그렇게 둘은 어느새 산을 같이 타는 사람이 되었다. 산을 타며 나물을 캐고, 저녁이면 밥을 먹었다. 그날이었다. 남자는 자기가 할 말이 있다며 빈용지를 달라고 했다. 여자는 급히 달력을 뜯어 그에게 전달하자 그는 그녀에게 청혼했다. 여자는 어쩔 줄 몰라서 서성이는데 덥석 여자를 품 앉은 남자는 걱정하지 말라는 몸짓으로 여자와 같이 살기로 했다. 그렇게 둘은 일 년을 살았다.


여자는 행복했다. 그 행복은 신이 주신 행복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경찰이 찾아왔다. 남편을 찾으러 왔다. 산에서 불법 산탄총을 쏜 사람이란다. 전혀 모르는 내용으로 여자는 아니라고 악다구니를 썼다. 경찰은 남편을 숨겨주면 처벌을 받는다며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정말 몰랐다. 그렇게 경찰은 수시로 찾아와 협박했고 그러다 지쳤는지 어느덧 시간은 흘러 사라진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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