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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Aug 14. 2024

6개월을 기다린 밥을 먹다!!

사람들 사이에서 지나치며 말하는 말 "밥 한 번 먹자" 그렇다. 나도 수없이 들었고 그런데 아이러니는 나는 말하지 않는다. 나도 어렸을 때는 조금은 말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확고하기 때문에 정말 밥 먹는 사람에게만 "밥 한 번 먹자" 하고 정말 날짜까지 정해서 정말 먹는다. 그러니 나 같은 정말 소극적인 사람은 소수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고 어떻게 살아남았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는데 재미있고 그렇다.


최근에 가장 무거웠고 눈물 나는 "밥 한 번 먹자"가 있었다.

썰은 이렇다.

제자가 졸업을 하고 8개월 만에 정식(?) 월급을 받았다.

졸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기는 했다. 하지만 이직이 잦았다. 막상 가면 자신과 맞지 않아서 정말 많이 고민이 되어서 그나마 나이가 젊으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면 많은 직업문을 두드렸고 결국은 최근에 자신에게 그나마 맞는 직업을 찾아서 한 달 월급을 받았다.


졸업을 할 때 제자는 나에게 "선생님 이제 졸업하면 회사에 들어가서 직장에 가니 바로 식사 대접할게요" 이렇게 말한 지 6개월, 이전에도 나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나는 늘 "회사 들어가서 월급 타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면 제자는 너무하다고 했지만 안정을 찾지 못하는 제자에게 차마 밥을 사라고 하지 못했다.


결국 어제 제자는 밥을 샀다. 그리고 나에게 이전부터 생각해 놨다고 하며 나를 이끌더니 김치찌개를 사줬다. 그 집은 나름 맛집이었고 드시고 싶은 거 다 드시라며 호기롭게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소식자라 그냥 2인세트면 되겠다고 했다. 그렇게 밥을 먹는데 괜히 눈물이 났다.


이 약속을 지키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싶어서 그냥 그랬다.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이 얼마나 휘발성이 있는데 이걸 지키려고 노력한 제자의 말이 나에게는 무거운 밥을 먹으며 웃으며 "이거 너무 많다" 라며 밥을 먹는데 제자는 "앞으로도 많이 사드릴게요" 라며 자신도 뿌듯해했다. 나는 웃으며 "좋다"라고 하며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 시간을 아마 두고두고 기억을 할 것이다.

내게는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밥 한 번 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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