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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Oct 04. 2024

국어국문과가 국물과 가 되었다.

국어국문과를 나왔다. 사람들은 후회하지 않냐고 묻는데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국어국문과를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한 나이가 중2 때였다. 국어국문학자,라는 단어를 보고서 이거 뭐지?라고 의문 가지고 공부 시작했다. 


담임 선생님께 여쭤보니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려 주셨는데 그때부터 가슴이 뛰었다. 어쩌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때부터 국어사전 사기 위해 일주일에 천 원이라는 용돈을 모은다. 그리고 얄팍한 국어사전 가지고 다니며 단어를 정확하게 알아가는 재미 느끼며 , 중학교 시기가 내 봄날이지 않을까 싶다. 


학교에서는 문고판을 지원해 줘서 얇지만 세계문학을 열심히 읽었고 처음 읽은 소설이 부활이었다. 러시아 문학을 시작으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미친 듯이 읽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이 교채가 되어서 사서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해,  합격 한 뒤 본격적으로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가서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 각 대학 글쓰기 대회에 응모하여 합격을 하기도 하나 대다수는 떨어졌다. 하지만 눈물 흘리거나 화내지는 않았다. 대학 갈 때마다 대학이라는 모호한 추상명사가 보통명사로 보이면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가 명확해졌다.


마지막 글쓰기는 중앙대학교 글쓰기였는데 이미 고등학교에서 글쓰기로 유명한 친구들이 글을 쓰는데 나는 기가 죽어서 원고지를 받아 들자마자 멘붕이 왔다. 하지만 열심히 썼다. 결과는 그저 그랬다. 담임 선생님은 끊임없이 나를 콘테스트에 보내셨고 마지막에는 나에게 '비평' 섹션으로 이야기를 하시며 "너는 거기가 적격이다. 책을 편식하지 말고 넓게 읽어라" 하시며 그 이후부터는 미친 듯이 사회과학. 종교. 미시사. 거시사를 접했다.


대학을 들어가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 좋은 감정은 딱 2년. 그리고 실망을 했다. 국문과를 왔는데 한자공부해야 했고 중국문학하지 않으면 넘어설 수 없겠다는 생각에 중국문학 들었고 그 이후는 일본문학 공부하면서 또 한계를 느끼고 비평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한국문학 표절시비와 주례사 비평이 하늘을 찔렀다. 


아직도 기억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황석영작가와 양철북 작가 권터그라스 작가가 중앙대학교에서 작가 간담회가 있었다. 그때 권터그라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은 국어국문과가 많은데 왜 국문학 잡지가 팔리지 않고 유행도 인기도 없죠?" 정확하게 기억한다. 


그때 황석영 작가는 아무 말하지 않았고 어떤 언니가 대답을 했다. "국문과로 점수를 맞춰서 오는 분도 있으시고 정말 문학이 좋아서 오는 분도 있지만 문학에서 권력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권터그라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난센스입니다" 


언제가 교수님이 나에게 물으셨다."몽접 학생 국문과에 가장 문제는 뭐라고 봅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단군신화를 널리 알리지 않은 게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왜 그리스 로마신화를 먼저 봐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단군신화는 그저 호랑이 곰 마늘이라는 소재 3가지로 단순화되어 특징적인 상징물임에도 불구하고 곰이 사람이 되었다,라는 말에 초점이 되어서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넘겨 듣는 가십이 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번역에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군신화를 번역을 해서 해외에 널리 알린다면 시각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토테미즘과 샤머니즘을 물론 번역하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단 노력이라는 시간을 들인다면 전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을 했다. 이 의견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얼마 전 대학을 갈 일이 있어 갔었다. 지도 교수님은 은퇴를 하셨고 과방에 갔더니 후배들이 있는데 연차가 워낙 차이가 나서 준비한 음료만 전달을 했다. 씁쓸하다. 한국에서 국어국문은 언어를 배우고 문학을 배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국어국문과가 국물과 입니다,라는 조롱 섞인 과가 되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

누군가는 물론 점수에 맞춰서 들어올 수 있겠지만 막상 들어오니 매우 흥미로운 과목이 되어 마음을 끌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이런 조롱 섞인 이야기를 듣는 것을 보니 국어국문과가 정신을 못 차렸거나 아니면 문학계 전반적인 저변의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음은 큰 문제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노벨 문학상에 관심이 쏠린다. 솔직히 문학상에 관심이 없다. 물론 받으면 좋겠지만 제발 우리나라 문학만이라도 잘했으면 좋겠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기억에 없다는 표절 작가문제 하지만 대형 출판사에서 제 식구 감싸기 , 그리고 상대에게 동의받지 않는 이야기를 그대로 내어 놓는 이야기들 기타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시간이 흐르면 넘어가겠지 하는 이런 안이한 생각이 한국 독자들이 결국은 돌아서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국문과를 다니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누구보다 어깨를 피고 다녔으면 좋겠다.

나는 그랬다. 우리나라 문학을 안다는 것이 역사를 이해하고 언어를 이해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제대로 하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문학도 다르지 않다. 일제강점기에도 한글을 지키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다. 창씨개명을 부정하고 한글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다. 한글과 문학이 있는데 이를 지키려고 하지 않고 단순히 국문과라서 수동적인 삶을 살고 이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 이제는 국어국문과가 국물과가 아니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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