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지난주 매우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는데 "딩동" 하고 벨이 울렸다. 누구지, 하고 폰을 보니 이런 조카다. 정말 반가운 얼굴, 이제는 고등학생이 되어서 얼굴 보기 힘들다고 난 농담에 "야 네가 너 키웠어"라고 할 만큼 우리는 친하다. 그렇다. 초등학교 졸업식을 시작으로 중학교 졸업식까지 출동했다.
손에는 뭔가를 들고 왔다."아니 이게 뭔고?"
이모 "책"
역시 다르다.
"아니 이것은 내가 아끼는 시집이네?"
조카는 "응 , 오는 길에 샀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모 뭐 물어봐도 될까?"
갑작스러운 질문 난 "응"
"이모 비혼주의자야?"
난 순간 난감해서 "아니 못한 건데..."
순간 고개를 끄덕이더니 "혹시 그 10년도 더 된 그 이야기가 발목을?"
예리한 녀석,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묘한 관계?"
조카는 "그럼 왜 결혼 안 해?"
난 "아니 못 한 거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니 "난 이모가 결혼을 안 해도 될 것 같아"
순간 웃음이 나와서 "왜?"
조카의 답에 빵 터졌다.
"이모는 봐, 책이 집의 3분의 2가 있고 레고 덕후에 혼자서 심심하면 레고를 하지, 그리고 집에 피아노에 기타에 혼자서 놀기에 최적화, 그리고 차를 좋아해서 커피 내려 마시고 이렇게 지금도 LP 잘 돌아가지. 나는 이모가 혼자서도 잘 지내서 굳이 남자 때문에 속상하지 않았으면 해"
난 "진심이야?"
조카는 "응, 당장 내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 거의 이혼각인 사람이 너무 많아, 그리고 텔레비전을 봐도 이혼을 권장하거나 이혼에 대해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결혼이 결코 쉬운 게 아니어서 난 이모가 그곳에 당첨되길 바라지 않아"
꽤 진지한 녀석, 난 "그래 오케이 그럼 이모는 늙어서도 멋있게 살겠어"
조카는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고 그럼 이모, 지금부터 노후대비를 해"
난 "이미 하고 있거든"
조카는 "벌써?"
난 "응, 은행에 잘 가고 있어요"
조카는 "오케이 역시 우리 이모"
그렇게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고 헤어졌다.
물론 내가 직접 밥을 하고 반찬은 구색을 맞춰서 먹었다.
오랜만에 온 조카는 요즘 공부가 재미있다며 신기한 이야기를 남기고 갔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는 연애를 하는데 자신은 아직 연애는 무리라며 공부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꽤 단호한 이야기를 하고 떠났는데 녀석의 뒷모습에 왠지 든든함이 느껴졌다.
꼬마일 때부터 지켜봤는데 어느 사이 저렇게 훌쩍 크다니 역시 시간은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나의 노후를 이야기했다는 시간을 생각하며 괜히 미소를 지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