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보는 두 관점 (1) : 부모 관점
신데렐라에서 왕자와 아버지는 대립한다. 왕자는 결혼할 생각 없는데 아버지가 손주를 보고 싶으니 결혼하라고 강요해서다. 결혼하라는 부모와 싫다는 자식 모습은 현대에도 흔하다. 이런 풍경은 왜 벌어지는지 오늘 설명하겠다.
왕은 사랑이란 적절한 상황에 남녀가 만나면 생긴다고 말한다. 아들 의견은 듣지 않는다. 손주가 보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아들에게 결혼을 강요한다. 해당 모습은 희생을 강요하는 행동이다.
왕자는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 결혼은 평생 함께하자는 맹세이기에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평생 다른 사람에게 눈 안 돌리고 함께할 사람을 찾는 건 기적과 같다. 그러니 신중하고 삶을 희생하기 싫으니 아버지에게 인내를 강요한다.
둘 다 어찌 보면 개인 욕망을 서로에게 강요한다. 하지만 왕이 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 말하고 왕자가 하는 사랑은 응원한다.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은 아버지 관점에 보는 자식 결혼을 소개하겠다.
아버지는 아들이 가진 이해관계와 상황, 가치관 신경 쓰지 않고 아무랑 결혼하길 원한다. 손주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둘 다 뜻을 굽히지 않고 이해를 갈구한다. 둘 차이는 간단하다. 행동에서 오는 이익과 부작용을 받는 대상이 누구냐에 달렸다.
아버지 입장에서 이익은 아들이 결혼해서 손주를 만든다. 부모가 손주를 원하는 이유는 뭘까? 아이를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유전학에 따르면 부모가 손주를 원하는 건 자식을 키우면서 얻는 최대 보상이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자기 유전자를 복제하는 게 생태계에서 최대 목적이다. 정확히는 유전자를 생태계에 보존시키는 게 목표다.
최고 목적은 손주라는 자기가 복제한 유전자(자식)가 만든 유전자(손주)로 보상받는다. 손주라는 유전자가 생겼다는 건 자식이라는 유전자를 잘 보존했고 자식 유전자가 사회에 적응해 복제를 성공하니 부모는 기뻐한다.
자식이 잘 커도 유전자를 복제하지 못하면 부모는 자신이 가진 유전자가 사라질까 봐 (이는 대가 끊길까 봐라고도 표현한다.) 걱정한다. 때문에 왕은 계속 왕자에게 결혼을 강요한다. 유전자 복제가 생존이니까.
왕은 늙었고 죽기 전에 자기 유전자가 어찌 될지 확인하려는 욕망이 더해진다. 거기에 아들 의견은 없다. 유전자 복제라는 유전자 욕망과 손주와 함께 놀고 싶다는 개인 욕망이 우선이다.
여기에 아버지가 받는 부작용은 없다. 아버지는 아들 결혼에서 부작용 없이 손주라는 이익만 얻는 게 가능하다. 결혼 불이익은 아들에게만 향한다.
유전학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기에 불멸을 갈망하는 욕망이다.
인간 삶은 유한하다. 끝이 있으니 자신이 죽어도 세상에 무한히 남을 흔적을 원한다. 누군가는 업적을 쌓아 명예와 영광을 얻어 모습을 본뜬 동상과 이름을 역사에 남겨 후세가 기억한다.
누군가는 책이나 작품을 만들어 후대에 남긴다. 다수는 위와 같은 업적이 쉽지 않기에 손주를 남겨 자기 흔적을 남기는 걸 욕망한다.
유전자 복제,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다는 욕구 두 가지 합치니 왕은 손주를 원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이뻐하는 이유도 귀여워서도 있지만 위와 같다. 자기 유전자가 해냈다는 보상, 살아온 흔적이 이어진다는 안도감이다.
지금까지 아버지가 손주를 보고 싶어 하는 이유다. 아들이 결혼할 생각 없는 이유까지 정리하려 했으나 내용이 너무 길어 여기까지만 하겠다. 아들은 왜 결혼할 생각이 없는 건지 다음에 소개하겠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 오늘은 아버지 입장을 먼저 설명했다. 내용이 유익하고 새로운 걸 알게 된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아들 관점에서 보는 사랑과 결혼을 이야기하겠다. 자식은 어떤 입장이기에 그런지 여러분 스스로도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