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술특례상장평가 모형이 바뀌면서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이 많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기존 평가 기준에 맞추어서 상장 평가를 준비하고 있던 기업들이 평가 모형이 바뀌면서 어떻게 상장을 준비해야 하는지 많이들 여쭤보십니다.
오늘은 평가 모형의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기업들은 어느 부분에 새롭게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그 궁금증을 해소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기술특례상장평가를 직접 수행했던 전문가들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상장인 만큼 전문위원으로 수년간 상장평가를 총괄했던 전문위원들에게 컨설팅을 받아보세요.
바이오 기술과 기업에 편중되었던 평가 모형, 표준모형으로 개선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허용하는 특례 제도로, 2005년 도입되었습니다. 애초에 기술특례상장평가는 자금 조달을 통해 신약 개발을 이어가려는 바이오 기업들의 코스닥 입성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보니 평가의 방향성이 바이오 산업에 대부분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도입된 지 18년이 지난 지금은 바이오 기업들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소프트웨어, 소부장 기업들이 해당 트랙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가를 받는 상당수의 기업들은 바이오에 치우쳐진 평가 방향에 대한 불만이 매우 큰 상태였습니다. 2023년 한국거래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반영하여 기술평가모델을 대대적으로 개편하였습니다.
기술특례상장평가 모형 변경 전(왼쪽) 후(오른쪽)
한국거래소는 표준 모델을 도입하면서 중항목과 소항목을 대폭 개편했습니다. 새롭게 발표된 표준 평가모형에서 '기술성'은 기술의 완성도, 기술의 경쟁우위도, 기술개발 환경 및 인프라로 항목이 구성되며, '시장성'은 목표 시장의 잠재력, 제품/서비스의 사업화 수준, 제품/서비스의 경쟁력으로 구성됩니다. 기존에 기술성과 시장성을 구성하던 35개의 소항목은 18개로 줄었습니다. 소항목의 개수가 줄면서 중복된 내용들은 삭제되었고,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을 고려하여 순서들이 변경되었습니다.
표준 기술평가모형이 도입되면서 기업들이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점은 산업별·기술별로 배점 체계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바이오 기업이든 IT 기업이든 모두 동일한 모형과 배점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각 산업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맞춤형 평가가 이루어지는 만큼 기업들은 기업이 속한 산업의 평가 배점에 따라 각기 다른 평가 항목에 주목해야 합니다.
IT 기업 평가, 사업모델과 기술 및 사업의 확장성에 대한 중요도 커져
이번 개편에서 기업들이 가장 집중해야 할 점은 평가 배점의 변동입니다. 새로운 표준 모형에서는 상장평가 신청 기업의 특성에 따라 배점이 달라집니다. 신청 기업이 산업과 기술을 선택하여 그에 따른 지표로 평가받는 방식입니다.
표준 모델에서는 평가 대상인 기업을 5개 산업과 4개 기반 기술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산업은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의료기기(헬스케어), IT, 제조(소부장), 서비스·기타 등 5개 분류로 나뉩니다. 기반 기술은 AI·빅데이터, 실감형 콘텐츠(메타버스), 2차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 청정에너지로 나뉩니다. 의약품 산업의 경우 기술성과 시장성 배점이 각각 65%, 35%이며, 이와 반대로 서비스·기타 부문은 35%, 65%로 구성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각각 2021년 2022년 상장했던 AI 의료영상 분석 기업인 뷰노와 루닛의 경우 현 기준으로 평가를 다시 진행한다면 바이오 의료기기와 AI·빅데이터를 복수 선택하여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T 기업의 평가 시 서비스와 제품의 사업 모델, 그리고 기술 및 사업의 확장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기존에 평가 배점이 높았던 기술의 차별성과 모방난이도를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당연하며, 이에 추가적으로 사업 모델과 사업의 확장성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졌습니다.
이는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된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투자자 보호 우려가 증가한 것을 감안한 개편으로 해석됩니다. 즉,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이후 재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 모델과 사업의 확장성에 대한 중요성을 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 정혜윤 변리사
정혜윤 변리사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특례상장평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유수의 투자회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며 수준 높은 해외 딥테크 기술들을 다룬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IT와 BM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 기반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평가 및 지식재산권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