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도 알아

쉰여덟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나도 알아



나는 어려운 사람이야

알아, 쉬우면 재미없지


앞뒷말 다 잘라먹어

어차피 이해는 네 몫인걸


열받으면 참지 않아

지금껏 살아보니 말야


참아서 내 속 썩느니

욕 좀 먹어도, 그들이 속 썩는 게 나아


뒷담화 하느니 앞담화를 하고

돌려 말하지도 않아, 무조건 직진


나도 알아

다 내 손해라는 걸

그냥 좀 넘어가면 더 쉬운 걸


그게 쉽지가 않아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면 아닌 거고

빈말, 없는 말 못 하지


어쩌겠어

그렇게 생겨 먹은걸


손해 보고, 좀 돌아가도

생긴 대로 살다 갈게


폼 나게, 신명 나게

그냥 그렇게





keyword
이전 28화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