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덟 번째 시
나도 알아
나는 어려운 사람이야
알아, 쉬우면 재미없지
앞뒷말 다 잘라먹어
어차피 이해는 네 몫인걸
열받으면 참지 않아
지금껏 살아보니 말야
참아서 내 속 썩느니
욕 좀 먹어도, 그들이 속 썩는 게 나아
뒷담화 하느니 앞담화를 하고
돌려 말하지도 않아, 무조건 직진
나도 알아
다 내 손해라는 걸
그냥 좀 넘어가면 더 쉬운 걸
그게 쉽지가 않아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면 아닌 거고
빈말, 없는 말 못 하지
어쩌겠어
그렇게 생겨 먹은걸
손해 보고, 좀 돌아가도
생긴 대로 살다 갈게
폼 나게, 신명 나게
그냥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