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시
빈집
빈집의 문을 여는 건
혹시 하고 쳐다보고
역시 하고 고개 돌리는
왠지 모를 서먹함이 머무는
식탁에 앉아
빈자리를 쳐다보다가
학원시간을 떠올리고
조급하게 라면물을 올린다
뭐라도 먹어야지 그래야 버티지
똑같은 라면인데
한 끼 때우는 라면은
맛대가리가 없다 퉤
배가 좀 찼으니
싱크대에 부어버리고
쓸쓸한 집을 나선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기록함. 세 아이의 아빠, 큰 집으로 이사하기 소망하는 소시민, 좋은 사람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냥 사람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