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서른일곱 번째 시
검은 와치캡을 쓰고 죽고 싶다
마지막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순간에
검은색 와치캡을 쓰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 백 개 사면 될까
작은 거 하나라도
좋아하는 걸 쓰고 살았다고
스스로에게
확인해주고 싶다
나의 소박한 사치
수의 말고, 수모로 하자
검은 모자 쓰고
검은 가디건 입고
손은 가지런히 모으고
관에 누워 친구들을 맞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