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8월의 햇볕은 힘이 강했다. 머리 정수리가 뜨끈해오는 것이 실시간을 느껴졌다. 눈 뜨자마자 서핑을 한 탓에 등, 어깨, 팔이 계속 욱신거렸다. 아 배고파. 바다에 들어갈 때는 시계를 들고 가지 않으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허기짐 정도로 봐서는 확실히 식사 때는 놓친것 같았다. 피곤에 지쳐 혼자서 어기적어기적 돌아다니다 훗날 인생 맛집 베스트 5위에 오르게 된 바로 ‘그 집’을 우연히 발견했다.
간판도 제대로 없는 이 집은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별다른 말도 없이 ‘콩국수?’ 하고 건성으로 물어보시고는 알아서 음식을 준비해 주신다. 5분도 걸리지 않아 커다란 냉면 쟁반에 조금은 거칠게 갈린 콩물과 클로렐라를 섞어서 반죽했다는 초록색 면발이 한가득 담겨 나온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냉면 접시에 얼음과 뒤섞여 한가득 담겨 있는 콩국수는 보고만 있었도 갈증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릇을 통째로 들고 꿀꺽 꿀꺽 콩 국물을 마셨다. 이가 시렸다. 목 끝에서부터 위장 끝까지 한기가 돌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모금 더 마셨다. 머리가 쨍-하고 아팠지만 묘한 쾌감이 올라왔다. 소금 간을 하지 않아서 담백한 맛밖에 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었다. 한 번 크게 마시고 쟁반을 내려놓으니 혀끝에는 까끌까끌한 콩 껍질들이 맴돌았다.
소금 간을 적당히 하고는 면을 파스타처럼 돌돌 말아 한 입에 크게 욱여넣었다. 짭짤한 맛이 고소한 맛을 몇 배나 더 강하게 해주었다. 우물우물. 면발이 퍼지지 않고 탱글 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게다가 씹으면 씹을수록 녹색 채소의 단맛이 은은하게 올라와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사각 사각 하며 오이 고명이 씹힐 때면 상큼함과 신선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해 주었다.
얼추 한 그릇을 다 비우니 배는 부르고 몸은 나른해졌다. 가게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세상이 단조롭고 느긋했다. 하루 종일 서핑하고 배고프면 밥 먹는 삶. 완벽하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대체적으로 좋았다. 이곳에는 일상의 흔적들이 전혀 묻혀 나지 않았고 바다는 삶의 고단함이 머무르기에는 지나치게 맑았기 때문이다. 뽈록해진 배를 툭툭 치며 핸드폰 카톡을 확인하려고 하는데 마치 지금의 순간이 잘 다려진 리넨 셔츠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