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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Aug 30. 2015

진중권의 서양 미술사 - 고전 예술편

진중권, Humanist

네이버에 올렸던 감상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책입니다.


진중권(1963~)

* 20 자평 : 오해는 오류를 불러 일으킨다, 미술에 대해서건 사람에 대해서건 ★★★★☆  


1. 짜임새 있게 잘 쓰여진 미술사 책입니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를 읽다가 그 분량에 눌려서 진도를 못 나가  아쉬워하던 차에 왠지 모르게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됐는데요,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진중권 씨가 당대의 훌륭한 논객이며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주 전공인 미학에 대한 책을 읽으니 자기 전문분야가 확실한 분이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2. 책의 구성 형식이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형식입니다. 당대의 사조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고전에 해당하는 텍스트를 선택한 후 이를 기반으로 작가의 의견을 추가해서 서술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깊이가 교양서로 읽기에는 조금 깊지 않나 싶을 정도로 심도 있고 짜임새 있게 책이 잘 쓰여져 있어서 손을 떼기가 조금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저는 미술에는 완전히  문외한입니다)

    

3.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미술이 굉장히 과학적이고 수학적예술분야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원근법에서부터 시점을 정하는 문제, 거기다가 균형과 배치에 이르기까지 명작이라고 불리는, 고전 예술 작품들에는 과학과 수학이 숨어 있습니다. 특히, 역원근법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는 5장('물구나무선 원근법')을 읽으면서 러시아 예술가들이 공간에 대해서 수학적으독특하면서도 논리적인 주관을 가지고 얼마나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 계속 감탄했습니다. (위상수학의 원리를 떠올렸다면 너무 오버일까요, 정말 인상적인 챕터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지, 사뭇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4. 이 책에 나오는 많은 구절들이 인상 깊지만 특히 '비평'의 구성요소를 간략하면서도 명쾌하게

정의해놓은 부분은 저같이 비평가꿈꾸는(장르는 많이 다르지만요) 이에게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대적 의미의 '비평'이 되려면, 그것은 문학적 텍스트의 형태를 취해야 한다. ... 비평문 안에는 반드시,  첫째, 작품의 특성에 대한 기술, 둘째, 작품에 관련된 역사와 이론의 제시, 셋째, 작품의 예술적 수준에 대한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   - 273페이지 -

  

작품에 대한 역사와 이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요, 예술적 수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에 대해서 내가 참 많이 부족하구나 하고 반성하게 되네요.


5, 솔직히 글의 내용에 100% 다 공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조적인 큰 틀을 분석하고 대세적인 흐름을 읽어내는데 탁월한 진 작가님이기에 과감하게 결론을 낼 수 있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기독교에 대한 지나친 일반화 및 단정적인 결론은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물론 현대 개신교가 욕을 많이 먹고 있고 또 그럴 만도 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물질에 굴복해버렸다는 다소 과격하면서도 단정적인 전체 기독교에 대한 결론은 조금은 지나친 일반화가 아닌가 합니다.


6. 지금은 2권 모더니즘 편을 읽고 있는데요, 저는 확실히 고전적인 사람인가 봅니, 고전 예술 편만큼 몰입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네요.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3권까지 다 읽을 거고요, 더 나아가서 헤겔의 미학강의도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예술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었고

앞으로도 고전 예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펴 볼 책이기에 이 책은 '내 맘대로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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