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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Sep 23. 2015

남자의 물건 - 김정운

아직, 책꽂이를 추가로 '소장'하지 못했습니다.

(아래 글을 쓴지 벌써 2년이 넘었네요;;)


* 한줄평 : 남자들의 Identity와 심리를 물건으로

   투영해내다 ★★★★


1. 회사일과 술로 특징 지워지는, 그래서 어느 순간 삶의 공허함을 느끼는 대한민아저씨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입니다. (참고로, 저는 아저씨를 '정상적인' 결혼을 통해 '아내'와 '자녀'가 있는 남자로 아줌마를 '정상적인 결혼을 통해 '남편'과 '자녀'가 있는 여자'로 정의합니다.)  


대한민국 명사 13인의 애장품을 통해 그들의 삶과

더 나아가 사상까지도 들추어내는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는 책입니다.


2. 애장품들이 고가의 물들인 경우도 있습니다.

(커피 그라인더, 만년필, 오디오 등)

그런데 대부분의 물건들이 흔하다면 흔하고 가격으로 따지면 별로 크게 비싸지 않으나 각각의 물건들이 그 사람의 'Identity'를 나타내 줄 정도로 그 개인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그런 것  들입니다.

이어령 교수의 '책상', 느낌이 팍 오지 않습니까?


3. 생각나는 것은 많으나 정리가 잘 안 되는 것을 보니 이 책이 주는 여운이 참 강렬한 것 같습니다.

(다 읽고 나서 아내에게도 권했는데 읽으면서

자주 깔깔대고 웃습니다.)

   

나에게, 나의 정체성을 나타내 주는 물건은 무엇이 있나를  책을 읽는 중에 계속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더군요.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모으거나 꾸준히 한 종류만 사용하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냥, 이번 기회에 '책꽂이'로 하기로 했습니다. 읽은, 또는 읽을 책이 그득한 '책꽂이'를 계속 바라보다 보면 다음 책꽂이는 어떤 종류로, 어느 정도 크기로 사지? 지금도 책꽂이로 거실이 가득 차서 어디다 놓기도 곤란한데 추가로 들여 놓을 것은 어디에 놓지? 뭐, 이런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사무실 하나 내서 유지할 정도로,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도 한 번 꿔 보면서요.

그러면 책꽂이 더 사도 될 텐데 말이지요.

불혹의 나이까지 별다른 특징 없이 살던 한 아저씨의 푸념이 돼버렸네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4. 김정운 교수의 글 쓰는 솜씨도 뭐랄까요, 능수능란하달 까요. 구어체 문장을 기반으로 이렇게 전문 용어와 일상어를 적절히 섞어서 자연스럽게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다니, 경의를 표하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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