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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Oct 24. 2015

육아가 힘든 것이 더 문제입니다

1. 요즘 저출산 때문에 '정부'가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출산 장려를 위한 이런저런 정책들을

많이 펴고 있는데요, 출산 장려책은 그다지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 우선 포커스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출산을 안 하는 이유는 출산 자체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육아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둘 이상이 되면 많은 엄마들이 일을 포기하고 육아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저출산을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아이가 하나인데 둘째를 꿈도 꾸지 않는 이유,

아주 간단합니다,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족을 포함해서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부모님의 도움이 없으면 아이를 키우기

어렵습니다. 특히 둘 이상이 되면 연로하신 부모님께 부탁 드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교육비와 주거비 등 갈수록 치솟는 생활 물가를

생각하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맞벌이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둘 이상이 되면, 한 사람은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 무슨 애를 둘 이상 낳으라는 건지...


제 주위에도, 물론 둘 이상 낳아서  맞벌이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100% 부모님 등 일가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육아를 감당합니다.

사회에 제대로 된 공적 양육 시스템이 없는데

둘 이상 낳아서 국가에 충성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참 염치없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비용 부담 별로 없는, 그리고 생색내기

좋은 출산 장려책으로 면피하려는 것 아닌가요?

저출산이 국가적인 위기라고 '정말로' 생각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육아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을까요? 아직까지는 괜찮은 상황인가 봅니다.



3. 육아에 관련된 부분에 정부가 적극적일 수

없는 이유는 기업을 설득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키우려면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퇴근을 해서 아이도 보고 집안일도 할 수 있어야 그나마 육아와 직장 생활을 균형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은 일과 성과 중심이지 직원들의 양육 등 Work & life balance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곳이 아닙니다.


정부가 육아 친화 정책을 강력하게 펴고 싶어도

기업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알아서 해주기만을 감나무 밑에서 입 쩍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도 일주일에 하루 '패밀리 데이'라고 해서 6시가 되면 음악이 나오고 인사팀에서 문자도 오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캠페인에 반응하는 사람들, 거의 없습니다.

인사팀은 그냥 자기 일 하는 거고, 나머지 사람들도 그냥 자기 일들 합니다. 전원을 강제로 off 해 버리지 않는 이상, 이런 구호성도 안 되는 캠페인, 백날 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이를 위해서

무언가 강제성이 동반된 획기적인 양육 정책이 실시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 절대로 해결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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