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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Nov 03. 2015

죄와 벌 -  도스또예프스끼

#1


읽기 힘든 소설이고 속독은 더더군다나

거의 불가능한 그런 작품입니다.

한 챕터 한 챕터 매일매일 조금씩 읽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캐릭터 활용의 대마왕 형님들 뽑으라면

희곡에는 셰익스피어,

소설에는 도스또예프스끼입니다.


#2


우선 책 표지에 있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스또예프스끼는 내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던 단 한 사람의 심리학자였다.

그는 내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운 가운데

하나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


이 위대한 작가의 심리 묘사는 거의 최고입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이의 심리를

어떻게 한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고 이렇게

치밀하게 그려갈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읽어가다 보면 이 지독한 심리 묘사에 질릴 정도

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이 책을 긴 시간 많이 읽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읽다 보면 너무 재미있고 좋은데 굉장히 피곤해집니다)


얼마 전에 까라마죠프가의 형제들을 읽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토스또예프스끼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전부 다 그의 분신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또 했습니다.

본인의 자아를 잘게 쪼개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 섬세하게 잘 표현을 해놔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3


굉장히 어려운 소설입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한동안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강도가 강한 작품입니다만,

그만큼 각성시켜주는 그런 작품이기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고전을 읽을 때는 문고판이나

요약본으로 읽지 말고 적당한 때에

가능한 원전에 충실한 번역본을 골라서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는 겁니다.

초등학생 시절, 문고 요약본을 읽으며 받은

그 느낌은 느낌이라고 말할 수도 없네요.


범죄 심리학자이자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박사는

이 '죄와 벌'을 10년에 한 번 정도 다시 읽는데

그때마다 느낌이 매우 다르다고 합니다.

저도 한 10년 후에 다시 펴보려고 합니다.


캐릭터 활용 및 묘사는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외치는 그 분야의 교본 같은 작품이고,

정독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작품이기에

이 책은 '내 맘대로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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