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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Dec 19. 2015

K팀장님 이야기(1)

K 팀장님의 직장생활 첫 시작은 말단창고 관리직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자리, 돋보이는 자리는 아니지만 열심히 일했습니다.


첫 직장과 자리가 그랬던 관계로 오랜 기간 비슷한 자리만 계속 돌고 돌았습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서 나름의 성과를 냈고 조금씩 조금씩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의 무기는 성실함과 통찰력이었습니다.

회사가 이런 성실성과 성과를 눈여겨 봤던 모양입니다. 영업으로 직급을 올려서 발령을 냈고 여기서도 특유의 성실성과 통찰력으로 마침내 한 지역을 총괄하는 팀장의 자리까지 올랐는데 그가 맡은 지역은 매번 최고의 성과를 냈습니다.


성실함과 통찰력을 무기로 꾸준히 성과를 내며 팀장의 자리까지 이르렀습니다만  K팀장도 구조조정의 한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팀장의 자리를 내주고 평생을 몸 담았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충격이 크기는 했으나 곧바로 마음을 가다듬고 앞으로의 할 일을 계획하고 조금씩 준비하면서 퇴직을 맞이합니다.


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납니다.

K팀장님은 퇴직 후 본인 직장생활의 경험을 활용하여 컨설팅업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 사실을 몇몇 선후배들에게 조용히 알렸습니다.

그런데 그가 회사를 떠나던 날 몇 명이 그의 뒤를 말없이 따르는 겁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K팀장님이 가는 길,같이 가고 싶다는 것,

그가 앞으로 하는 일에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팀장님은 당연히 말렸습니다.

앞으로 어디서 무엇을 하게 될지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월급도 보장할 수 없고 성공하리라는 확신도 없다. 도대체 왜들 이런 말도 안되는 모험을 하느냐고 뜯어 말립니다만 그들은 요지부동, 그간 봐온 팀장님의 능력과 리더십을 믿고 따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그 후 이들은 한국을 떠나 아시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성과를 거둔 곳도 있었고 문전박대를 당한곳도 있었습니다만 차츰 명성을 쌓아갔고 이 덕분에 함께 한 이들 중 일부는 같이 다니던 중에 스카웃이 되서 좋은 조건으로 다른 직장으로 옮겨 가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러 팀장님도 나이가 들어 이제 고국에 돌아가 바깥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나라 발전에 기여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국으로 돌아오자 그를 정리해고 했던 그 회사에서 그를 '멘토'으로 대접하며 고문으로 추대합니다.


그후 그는 그가 몸담았던 회사에서 죽을 때까지 더욱 열심히 일합니다, 많은 '제자'들을 키우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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