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비 자신은 불우한 인생을 살았고 그의 이상을 펼쳐 성과를 내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이론과 사상의 안경을 끼고 현대 기업 조직을 살펴 보면 그 이론의 정확성과 탁월함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자백가' 시대를 풍미한 많은 사상가와 이론이 있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을 뽑으라면 1순위에 '한비자'를 놓겠습니다. 공자에서 비롯한 유가 사상과는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론 등 인간에 대한 이해와 통찰 및 조직 운영 원리에 대한 해석은 단연 최고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서양 철학은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라고 했는데, 마찬가지 논리를 동양 철학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 동양 철학은 '논어'의 주석에 불과하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한비자는 논어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한비자'는 그 이론적인 깊이와 실용성 양 측면에서 논어에 버금가는, 뛰어난 저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실용성과 구체성에 있어서는 논어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트헤드의 말을 다시 빌리면, 현대 조직 사회, 특히 계서제 사회의 모든 운영 원리 및 관련 이론들은 전부 한비자의 각주에 불과합니다.
# 한비는 우선, 인간 본성에 대해 다른 어떤 이론보다 현실적이고 정확하며, 냉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비의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인간은 이익을 추구하는 동물이다'라고 명쾌하고 간결하게 쓸 수 있습니다. 한비 이론의 출발이자 끝이며 이론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사상, 이론의 중심 명제입니다. 경제학적으로 표현을 바꿔보면, '인간은 인센티브의 동물이다'라고 표현해 볼 수도 있을 것 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믿을 만한 동물이 못 된다'라는 또 하나의 탁월한 명제가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게 됩니다.
# 그 다음으로 중요하고 탁월한 부분이 조직 관리론 입니다. 그의 조직 관리론은 간결하고 탁월합니다. 조직을 이끄는 핵심 도구로 '상'과 '벌'을 제시하고, '권'과 '세'라는 개념을 통해 조직을 이끄는 최종 의사결정권자(회사로 따지면 사장 내지는 오너겠지요)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 가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 줍니다. 한비자를 읽다보면 고대 왕정 시대의 국가 통치 원리나 현대 조직, 특히 기업 조직의 운영 원리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 그밖에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만 위에 적은 두가지가 현대 조직 사회에 몸을 담고, 일종의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비자를 반드시 읽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