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창고 Dec 23. 2020

부자가 되고 싶니? 돈을 벌고 싶니?

『타짜』(2006년), 최동훈 감독

   『타짜』는 2006년에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로 허영만 만화가의 <타짜 1부: 지리산 작두>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원작이 있는 작품이 그러하듯, 이 '지리산 작두'편도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원작을 그대로 다 옮긴 것은 아니구요, 많은 에피소드 중 몇가지를 발췌, 편집 및 재구성 했습니다) 워낙 잘 만든 영화이고 재미와 스토리를 모두 잡은 수작인지라 별도 설명이 불필요합니다만 한가지만 사족을 붙이면 이 작품은 캐릭터를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는 최동훈 감독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수 배우를 최동훈 감독만큼 잘 이용하고 다루는 감독이 있을까요?)


허영만 화백 (1947년 6월 26일 ~ )과 최동훈 감독 (1971년 2월 24일 ~ ). 사실주의의 대가와 캐릭터 구현의 대가의 만남이 명작 '타짜'를 낳았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고니'가 전국구 타짜인 '편경장'의 제자가 되어 화투를 본격적으로 배우는데요, 그 과정에서 오늘의 '자본주의자의 pick'이 될 씬이 하나 등장합니다. 장면 자체는 그리 길지도 않고 영화 전체로 놓고 보면 그리 중요한 장면은 아닙니다만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원동력 중 하나를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돈을 벌고 싶니?"
"예"
"부자가 되고 싶니?"
"예"


  

   돈을 벌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구,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하며,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아니, 최소한 돈 때문에 불편해지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욕구가 지나쳐서 돈이라는 마공에 내상을 입어 '주화입마'에 빠지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만, 이 욕구 자체에 대한 가치 판단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고 싶어하고 더 나아가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불편함'이 싫어서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합니다. 병원에 가야할 때 병원에 갈 돈이 있으면 되고, 가족들과 적정 수준의 외식을 하고 싶을때 할 수 있으면 기본적인 불편함은 해소되는 것 아닐까요?


   도박 영화를 통해 인간의 기본 욕구를 인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돈을 벌고 싶니?', '부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예'라고 대답하는 것이 진정한 자본주의자가 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 부자가 되고자 하는 욕구를 먹고 자라납니다. 자본주의자라면, 이 부분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뭐, 복수?... 복수 같은 그런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으로다 접근하면 안 되지....
고깃값을 번다 뭐 이런 자본주의적인 개념으로다가 나가야지."



   아귀가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는 용해에게 하는  말입니다. '도박'이라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최고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아귀가 본능적으로 내뱉은 말 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자의 기본 자세,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가르쳐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던지 '고깃값이라도 번다'라는 마인드로 덤벼드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어떤 일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은 유한한데, 이것을 투자했다면 무언가를 기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에 할 일에 대한 동력을 얻을 수 있고 앞으로 계속 나갈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자는 1. 돈을 벌고 싶어하며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2. 어떤 일을 하건, 나의 resource를 투입하면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이전 09화 진정한 시금석은 유용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