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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았다곰 Dec 04. 2021

풀도 뿌리를 내려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

어두운 곳에 기어코 비집고 들어가

내어준 살을 짓이겨 내준 틈바구니가

끝인 줄 알았는가.


더욱 여리고 섬섬한 줄기를 내어주어도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던 공간에

다시 무른 살을 뻗어 내려

이름을 얻은 뿌리


운명인 양, 익숙한 듯,

니들도 흔하디 흔한 인생인데,

그 인생들 조차 눈길 한 움큼 내주지 않는

길가의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다 해서

빛이 나지 않는다 해서

어찌 별 일 아니겠는가.


풀도 뿌리를 내려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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