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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내 글의 결이 바뀌고 있다?!

나도 모르는 결이라니....

by 소행성RDY

"쌤, 요즘 글 색깔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가벼워진 느낌인데 묵직한 느낌은 살아있어요."

"쌤, 요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같아요."


글을 읽고 함께 나누는 시간.


우리는 서로의 첫 번째 독자이기도 하며 비평가이기도 하다. 갓 태어나 따끈하지만 서툴고 정리되지 않은 글을 최초로 마주하는 자이기도 하며, 혹시 세상에 나간 글에 꽂힐 수 있는 최소한의 바람이라도 막아주겠다는 애정의 비평가다.


최근 제일 많이 듣는 말.

바로 글의 결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사실 나는 내 글의 결을 잘 모른다.

아마 내 글이니 객관적 시각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중형 세단 같은 글"이라는 평을 참 많이도 듣던 글이 몇 개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 변화의 길로 가고 있는 걸까? 어떤 일이 지나가면 글의 색깔까지 바꿔버리는 걸까?


엄마의 죽음을 경험하고 이별과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 그리고 받아들이는 과정. 아무리 생각해도 글을 바꿔버릴 정도로 큰 사건은 그것밖에 없다.


그랬다.

의식에 관한 글이 주(主)를 이루며 주고자 했던 메시지가 강렬했다면 최근엔 소소한 일상과 그 안에서 느끼는 경험에 관한 글을 가볍게 풀어내는 글이 대부분이다. 아나 당분간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시 예전의 글을 다시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미 경험치가 달라지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같은 주제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표현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때 비로소 내 글이 변한 것을 눈치채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렴 어떤가!

어떤 글이든 내 안에서 나온 것이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썼을 것임에는 분명하지 않겠는가.


애정 어린 눈으로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고 그 시간을 통해 객관적 시각을 키워갈 수 있어 그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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