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76 나에게 아름다운 문장이 있다

새로운 것은 없을까?

by 소행성RDY

"어차피 좋은 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다 해버렸다. 좋은 음악은 베토벤이 다 만들어버렸다. 그나마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겨놓은 것을 니체가 다 써먹었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 강원국의 글쓰기 중에서

무심히 읽고 지나갈 수 있는 이 몇 줄이 난 너무 근사하게 다가왔다. 몇 번이고 읽고 또 읽는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환할 수 있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이해해야 하고 그 시대를 알지 못하면 불러올 수 없다. 수사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하니 플라톤의 제자이기도 하며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었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설은 어떠했을지 시대를 거슬러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모차르트, 하이든, 슈베르트 등 특출한 음악가들 중 베토벤이 등장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청각을 상실한 음악가 베토벤의 음악에 대한 집념과 정신력을 통해 탄생한 명곡들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란 지적 호기심과 탐구,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통합하고 통찰력을 키우는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질문이 필요한 시간인지도 모른다.

가끔 나는 정말 혼자 꽂히는 것들이 있다.
"그게 왜?"라고 말할 수 있는 평범한 것들에서 혼자 감동받고 감탄한다. 그리고 남들이 다 좋다는 것에 오히려 "저게 그 정도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내가 좀 이상한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끔 꽂히는 그 엉뚱한 이상한 것, 낯선 것을 볼 때면 글이 쓰고 싶어 진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그 말은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인 것처럼 펄떡거린다.


왜 새로운 것이 없겠는가? 지금껏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우리를 감동시키고 격동시킨 언어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말들은 이미 누군가 썼던 글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낡은 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날 것으로 태어나 우리에게 다가오는 게 아닐까?

'월든'에서

아름다운 글이란 어떤 글일까? 물론 아름다운 글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담백함이 아름답게 느껴질 수도 있고 화려한 미사여구와 비유가 있는 문장이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글이든 내게 아름다운 글을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그 주변을 배회하게 된다. 아름다운 글은 영혼을 깨우고 새로운 글을 쓰도록 허락한다. 그렇게 새로움은 태어나는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는 기쁨은 그런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문장 발견의 기쁨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