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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비 오는 날의 우울
비 핑계..
by
소행성RDY
Oct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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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떠났다.
며칠의
시간과 공간을 나누던
그들이 떠났다.
뜨거운 커피와 국화꽃잎차를
함께 태워 보내고
멀어지는 차 꽁무니를
바라본다.
고요.
북적거림이 멈춘 공간.
쉬고 싶었다.
헤집고 간 흔적을 정리한다.
벗어놓고 간 옷들은 세탁기에,
현관 앞 공구통도 제 자리를 찾아 떠나고,
사람도 제 갈 길을 간다.
고요.
덩그러니 홀로다.
안 그런 척,
얼마나 기다렸는데.
마음이 가라앉는다.
너무 깊이 가라앉는다.
비 때문이라는 핑계는 싫다.
가라앉는 마음을 멈추지 못하는
내가 문제다.
오늘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나 보다.
그냥 비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우울해도
괜찮은 날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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