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고 있는 책에 인용된 글이나 혹은 언제 보았던 글이 여기에서 발췌된 것을 깨달을 때 기쁨은 크다.
누구나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뒤적이게 되는 책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몇 권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오늘 문득 생각나 펼쳐보았던 바딤 젤란드의 <트랜서핑의 비밀>이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은 무한한 가능태 공간에서 원하는 인생트랙을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인생트랙을 선택하는 방법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책에는 미국의 한 연구가 클리프 백스터의 실험이 소개되어 있다. 식물에 거짓말 탐지기를 연결한 후 가지를 꺾는 사람과 식물을 보살펴 주는 사람 앞에서 전자파의 반응을 보는 실험이다. 당연히 식물은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 다가오면 불안정한 파장을 그리고 보살펴주는 사람 앞에선 안정된 파장을 그린다. 그것과 더불어 다른 실험과 설명이 추가되어 있는데 사실 이해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트랜서핑의 비밀>에서 크게 차지 않는 것이기에 그냥 지나갔었다.
현재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의 <식물의 은밀한 감정>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우리가 몰랐던, 아니 간과했던 식물의 감정들을 만나고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능력 등 식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가득한 책이다.
이 책에는 <트랜서핑의 비밀>에 잠시 등장하는 클리프 백스터의 오랜 연구가 자주 등장한다. 그가 식물에 얼마나 진심으로 관심 있어하고 알고 싶어 했는지 실험을 통해서 입증한 것 같다. 앞서 책에 인용된 식물의 거짓말 탐지기 실험 외에도 여러 실험을 통해 식물의 은밀한 활동을 밝혀낸다.
서로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책에서 연관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책 읽기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다.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 내용이다.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부분의 글이라 읽히는 대로 지나갈 수 있었을 텐데 '어디에서 본 내용이지?'라고 궁금증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책 읽기의 가치를 깨달은 게 아닐까 한다.
나는 <트랜서핑의 비밀>에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식물의 은밀한 감정>을 읽으며 이해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두 책을 한층 더 깊이 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책 읽기!
나는 다독을 하지는 못 한다. 어찌 보면 편식에 가까울 정도로 편향된 독서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다양한 책을 접할 필요는 글을 쓰면서 느낀다.
일부러 결이 고운 에세이를 찾아 읽기도 하고 소설을 보기도 한다. 주로 읽는 책은 문체가 그냥 봐도 건조하다. 촉촉한 물기, 따스한 위로가 곳곳에 있지는 않다. 위로도 격려도 희망도 참 직설적이고 드라이하게 표현되어 있음을 느낀다. 내 글이 혹시나 그렇게 메말라갈까 싶어 온기와 수분을 수혈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조금은 말랑말랑하게 마음을 위로해 주는 글이 쓰고 싶은가 보다.
내 감성을 보드랍게 녹여줄 수 있는 책, 오늘처럼 서로 연관 있는 책, 어느 것이든 인연이 되는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자주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