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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월요일엔 산으로!

산길 여행

by 소행성RDY

몇 주째 월요일은 산을 찾는다.

요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뜻밖에도 월요일 효과가 있음을 알았다.


주말 동안 가족들과 정신없이 보내고 월요일 아침 학교로 직장으로 다 가고 나면 집안일도 일이지만 마음까지 어수선하다.


이럴 때 집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휴식에 좋지만 가까운 산을 찾아 걷다 보면 생기가 돈다. 늦여름의 햇살에 온몸은 땀에 젖어도, 점점 다리가 무거워짐이 느껴져도 점점 정신은 맑아진다.


일주일을 신나게 잘 보낼 것 느낌이 확 든다. 그래서 당분간 "월요일은 산으로"를 할 것 같다.

오늘은 지인이 약밥을 만들어 왔다. 서프라이즈~

커피까지. 나는 방울토마토와 햇대추, 구운 계란을.. 사각 사각함은 살짝 아쉬웠지만 대추가 달달하더라.

일주일 전만 해도 입을 꽉 다물고 있더니 오늘은 쉬이 벌어지고 밤까지 잘 영글어 있다. 이뻐라!

들마루에 누워 하늘 보기! 늘 지나다니며 저기 한 번 가 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하고 싶은 건 할 수 있을 때 하자. 저기 끝에 빈자리 하나 있다. 가 보자."

그래, 할 수 있을 때 하자!


맨발 걷기 중이라 맨발로 종종거리며 끝자리까지 왔다. 가장 안 좋은 자리인 줄 알았는데 가장 좋은 자리였다. 누워서 보고서야 감탄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가을을 데리고 왔음을 알겠더라.

필요 없는 마음 한 움큼은 산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한결 가뿐하게 내려온 오늘의 산길 여행.

"더 무엇을 바랄 게 있겠는가!"

감사와 행복의 순간에 동행한 그녀에게 감사를!

나에게도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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