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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Jun 28. 2023

#PART2-7 철벽방어


“0 상무 소문, 그거 사실인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처음 듣는 소린데요??”


세상에 다시없을 모나리자급 표정을 선보이며 그 자리를 유유히 떠난다. 친분이 있다고 해도 예외는 없다. 상사와 관련된 코멘트는 하지 않는다. 피하는 게 상책이다.


물론 상사의 이미지메이킹과 브랜드에 관련해서는 목이 쉴 정도로 빅 마우스가 되곤 하지만 신상과 루머에 대해서는 일절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그만큼 상사의 정보는 철벽방어가 필요하다. 비서들 중에 상사의 정보로 본인의 입지를 굳히고 사내정치를 하는데 기꺼이 활용하는 케이스를 보면 그 상사가 조금 측은해 보이기도 한다.

비서를 통해 대단해 보이기도 측은해 보이기도 하니 참 쉽지 않은 자리인 것은 확실하다.


왜 이렇게 상사의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자면,

상사의 정보는 회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특히 스케줄 같은 경우에는 누구와 만나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가 회사 정책과 연결되어 대외비 수준의 대화가 오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가 비서의 입을 통해 유출된다면 상사의 전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특히 인사 철에 승진으로 예민할 때쯤에는 대상자들이 본인의 거취에 대해 미리 알기 위해 비서에게 정보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강압적인 분위기에 못 이겨 본인이 아는 사실들을 실토해 버리고 그 루트가 비서로부터였다는 사실을 상사가 인지하는 순간.

본인 집무실에서조차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다. 앞으로 무엇을 하든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비서와 상사 간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신뢰”를 꼽는다. 신뢰가 없이는 상사는 본인 업무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신경 쓰면서 에너지를 분산시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서와 상사 간에 견고한 신뢰는 기생충에서 조여정이 말했던 “믿음의 벨트”로 연결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필요조건이 된다.


매뉴얼에서도 언급하긴 했지만 상사와 형성된 신뢰의 크기에 따라 비서의 재량권의 범위가 결정되고 이것에 따라 시간관리 스케줄관리도 용이 해지기 때문에 비서에게 상사의 신뢰란 중요 요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비서 본인을 위해서라도 상사의 신상을 철벽같이 방어하고 “내 사람”의 닉네임을 획득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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