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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Jun 29. 2023

#PART2-8 얼음을 만드는 1도의 온도 차이

전문비서란 무엇인가?


전문비서와 일반비서는 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채용공고에서도 종종 전문비서와 일반비서의 공고를 보게 되지만 그 차이를 알기란 쉽지 않다.  


말장난인가 싶다가도 쭉 일을 해 오다 보니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나뉘는데 비서의 분야도 역시 그런 것, 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일단 내가 어떤 분야에 전문가라고 가정해 보자,

전문가란 무엇인가? 10년 이상 한 분야에서 그 일에 몰입해 온 사람들이라고 했을 때(아웃라이어)


전문비서는 어떤 돌발 상황이 닥쳐도 탁월하게 상황을 정리해 나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여러 가지 긴급하고 돌발적인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탁월하게 정리해 나가는 가는 비서 개인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내용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일 처리의 순서를 정하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관련자들을 포함시키고 처리기한을 정해 두어 상황종료까지의 기획을 함으로써 막힘 없이 진행되도록 한다.


또한 비서로 어느 정도 경지? 에 오르게 된 비서들은 모든 것의 “때”를 안다.

(어려운 보고일 때는 더욱더- ) 적절한 톤을 유지하고, 적당한 때를 찾는다. 주요 보고를 앞둔 사람들의 필수질문코스 “오늘 사장님 기분 어떠세요?"의 질문도 비서의 적당한 때의 촉을 신뢰하기 때문에 건네는 것이다.


그 기분에 따라서 보고의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시간은 얼마나 배정할지 등을 정해두고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때 비서의 말 한마디는 정말 고급 정보가 된다.


좋은 소식이라도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 행복감이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인데, 소식을 듣고 가장 기뻐할 수 있는 때를 찾아 보고한다면 상사는 오롯이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고 그 기쁨은 소식을 전한 비서와 나눌 확률이 높다.


조심스러운 보고를 할 때에는 적당한 때를 찾는 이 신중함을 두 세배 지켜야 한다. 무방비의 상태, 혹은 이미 다른 보고로 고민 중인 상사에게 곧장 더 무게감 있는 보고를 하게 된다면 상사도 인간인지라 소식을 전해 듣는 그 순간 평정심을 유지하게 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니 적당한 때를 살펴 상사의 상황이 보고를 들어도 어느 정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때 보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시급한 사안이라면 적당한 때를 찾다가 보고의 때를 놓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발생한 즉시 보고해야 하는 급하고 중요한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비서는 태도와 말투에서 고수의 느낌이 풍겨 나는데, 때로는 문서보다는 말로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있어 말할 때의 태도와 말투가 중요하고 상대방에 컨디션에 따라서 태도와 말투 곧- 톤을 달리하여 편안한 상황을 연출한다.


상사의 연령대에 따라서 혹은 개인적 성향에 따라서도 달리 구사하곤 한다.

내용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 의구심이 들지 모르겠지만 경험했던 대다수의 상황에선 내용보다 말할 때의 태도와 말투 – 즉 톤이 더 중요했던 적이 많았다.


보고하기 껄끄러운 내용도 어떤 톤으로 하는지에 따라서 후 처리가 달라질 수 있으며, 좀 더 의도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톤이 필요한 것이다.


물이 변해서 얼음이 되려면 1도여서는 안 된다.

정확히, 0도가 되어야 비로소 얼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도의 차이로 액체로 남기도, 고체로 되기도 하다니 실로 대단한 차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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