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는 INFP
나에게 있어 상사의 혈액형은 비상시를 대비해서 대외비로 관리해 둘만큼 중요시하는 정보이다. 사실 비서들의 관심이 없다면 상사의 혈액형은 그리 중요한 자료가 아니라고 치부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라테는 서로 간의 궁합?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액형 감별을 해야 했고. x세대들.. 이름조차 꺼내 놓기 민망한 그 x세대들은 혈액형 감별이 필수였다.
나는 A형으로 AB형과는 상극이고 AB형만 만나면 상황 꼬이게 된다는 믿음을 여러 혈액형 카더라 분석자료를 통해 가지고 있었지만, 예전 환상 호흡을 자랑했던 상사도 AB형, 집에서 내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며 하이에나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자녀들도 모두 AB형이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니 자연스레 혈액형 감별법과 이별하고 MBTI의 시대로 진입하여, 상대방과 MBTI로 관계를 예측하고 풀어나가는 법을 알아보기로 한다.
통솔자라고 불리는 이 유형은 대표적으로 스티브잡스와 마가렛대처, 가상세계에서는 도르마무를 외쳐대던 닥터스트레인지가 꼽힌다고 하며,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카리스마와 자신감을 지니고 있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사람들이 공통된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도록 이끌고 냉철한 이성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열정과 결단력과 날카로운 지적 능력을 활용한다고 한다. 이런 유형을 리더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드물게 존재하며 인구의 3%에 불과하다니 유니콘과 같은 존재 아닌가?
그 유니콘 같은 존재를 집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으니 그에 대해 잠시 얘기해 보도록 하겠다.
몇 년 전의 일인데 처음 남편이 테니스를 배운다고 했을 때 그것이 주 3회 새벽 5:30분에 나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인지 몰랐다. 봄이 지나갈 때 즈음 시작해서 가을 그리고 그 추운 겨울을 지나더니 급기야 다시 봄이 찾아오도록 그 레슨은 계속되었다.
뭘 그렇게 까지 해? 테니스 선수 나갈 거야?라고 빈정댔던 나의 속마음은 점차 존경심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경이로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그저 취미생활을 위한 것인데 새벽 5:30분이란 시간도 그렇고, 주 3회란 시간도 그렇고. 나에겐 너무 큰 부담 같이 느껴졌고 설마 그것을 1년 동안 유지하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혹한기에도 등에 붙이는 손난로를 잔뜩 붙이고 나가는 것을 보고는 드디어.. 마음의 무릎을 꿇게 되기까지에 이르게 것이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중간에 그만둔다는 것은 본인에게 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니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작은 예를 든 것이지만 이런 패턴은 거의 모든 생활과 맞물려 저세상텐션을 가진 자라고 밖에 볼 수 없을 만큼 본인의 세계를 견고히 구축해 갔다. 인간관계 회사생활에서 까지.. 지금은 친구와 본인의 사업을 하고 있고, 지금은 몇 개의 테니스동호회에서 회장을 맡아하면서 네트워크 구성도 훌륭히 해 나가고 있다.
가끔 저 에너지와 텐션은 어느 곳에서부터 오는가가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발전하는 조직을 위해 손수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를 견인해 가는, 반드시 필요한 리더의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참 게으른 사람으로, 무엇 하나 맺음 하기 어려운 성격인데 그래도 남편의 영향과 응원을 받아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겠나” 에서 시작하여 “ 나 정도면 써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어 이렇게 글을 적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ENTJ에게도 단점? 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사람들에게 엄격하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본인의 능력치와 에너지가 항상 FULL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낙오와 지침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저 사람은 왜 끝맺음을 하지 못하지? 왜 일을 설렁설렁 하지 등과 같이 누구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닌 본인과 비교하여 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자행?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이런 상사와 함께 일할 때는,
부디 일의 과정과 결과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하자. 과정이 힘들었다고 해서 혹은 결과만 좋다고 해서 위로받거나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과 결과에 이유가 있고 그 성과물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일의 퀄리티를 끌어올리자.
물론 고통과 괴로움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일을 끝내고 난 뒤 한 층 성장한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리더들과 함께 하다 보면 늘 노력하고 성취하는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비서 본인의 성장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주니어 비서 때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콧물 흘리던 시절에. ENTJ의 상사를 만났다. 가끔 회의장소에서 발표하거나 논쟁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는 항상 입이 딱 벌어지도록 상대방을 압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력과 경험에서 나온 여유는 아직 확신에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대방을 설득하고 장악하는데 충분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회사에 독일 쪽 협력사 분들이 10명 정도 와서 회의장으로 모신 적이 있다. 상사분이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HELLO” 하며 상대 쪽 리더에게 악수를 청했는데, 그 한마디로 이미 참석자들을 집중시키고 매료시켜 회의내용을 유리하게 만드는데 충분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아우라라고 해야 하나, 확실히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날의 상사의 목소리 톤, 제스처, 미소와 태도까지 완벽했다고나 할까.
그 후 나도 모임에서 몇 번 흉내 내 볼 정도로 인상 깊은 장면이다.
*혹시 본인의 MBTI가 궁금하다면,
https://www.16personalities.com/free-personality-test
경영자라고 불리는 이 유형은 조지 워싱턴과 오프라 윈프리를 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전통과 질서를 중시하는 성격으로 정직과 헌신과 존엄성을 중시하며, 어려운 길을 기꺼이 앞장서고 다른 사람들에게 명확한 조언과 지도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러한 유형의 리더는 회계법인 시절 경험할 수 있었는데, 회계사 출신의 교수님이시기도 하면서 여러 회사에 회계법률 자문을 해주고 계시는 분이었다.
그분과 함께 일하면서는 일할 때의 FM이 무엇이고 학자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는데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늘 연구하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탐구를 놓지 않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미 업계에서 훌륭한 인품으로 알려져 있던 분이기도 한데 유명한 일화로 어느 회사 이사회에서 본인만 반대표를 들어 그 이듬해에 이사직을 그만두기도 했었다는 얘기를 동료비서에게 전해 들었을 때는 그럴만한 분이며, 모두가 YES라고 해도 본인 소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면 NO를 외칠 수 있고 그런 자신감이 있는 분이라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한 함께 일하는 후배들에게도 항상 넉넉한 인품과 덕으로 전체를 조화롭게 이끄는 그 리더십이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학문을 좋아하시는 탓에 매달 고객사들에게 발간하게 되는 연구자료의 제작은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들었다. 금요일 5시에 자료를 넘겨주시면서 오늘 마무리해서 발송해 달라고 하시는 그 열정 때문에 말이다.
처음엔 기본적인 PPT작성만 할 수 있었는데, 그 리포트들의 발간이 계속되면서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생겨 여러 관련수업을 이수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나의 실력도 점차 발전되어 양질의 보고서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발전하는 계기도 되었다.
해보지 않아 생기는 두려움에는 과감히 도전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사실 경험해 보지 않아 두려울 뿐이지
실제로 겪어보면 별 것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ESTJ상사와 일 할 경우에는 비서는,
확실히 도전하는 자세로 새로운 것에 대해 유연히 받아들이고, 상사의 높은 도덕적 수준에 부합한 생활을 하려는 모습을 가지길 바란다.
본인에게 할당된 회사의 비용도 최대한 아끼려고 하고, 생활 자체도 많은 재력을 가졌지만 점심시간에 동네김밥집에서 야채김밥을 포장해서 드시는 걸로 행복으로 느끼시는 검소함을 가졌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 유형은 예술과 창의적 감각이 뛰어난 호기심 많은 예술가 스타일로 마이클잭슨과 유재석이 그 유형에 속한다고 하며, 관계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진솔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고 되어 있다.
이런 유형의 상사는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경험한 상사로, 예술적인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고 기존에 유지되었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해결책을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마케팅에 특히 탁월한 인사이트가 있다는 평을 듣곤 했는데, 입사 전 TV를 보면서 한눈에 나를 사로잡았던 광고가 바로 상사에 의해 기획되고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고 해서 놀랐던 적이 있다.
그 후로도 마케팅 전략이나 세세한 부분까지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이 감각적인 것들은 훈련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상사는 또한 조직문화의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조직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담보하지 않겠다’는 평소의 신념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항상 타인의 개인적인 성장과 발전을 응원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며, 이는 다른 챕터에서도 언급했지만 상사의 추천에 의해 비서 최초로 참석하게 해 준 MBA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의상과 스타일링까지 세련된 모습과 패셔니스타로의 면모도 갖추고 있을뿐더러, 업무에서도 스타일리시 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보고 시에도 좀 더 시각적이며 미학적인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의견을 나눌 때에는 항상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견만을 관철시키려 한다거나, 본인의 말이 진리란 식의 태도를 취하지 않고, 모두의 의견을 경청하여 함께 의논하는 식의 업무스타일을 추구한다.
대면 보고와 긴 회의시간에 익숙한 기존의 상사들과는 달리 이메일 보고나 PAPERLSS시스템에 능숙하고 회의 이전에 문제점을 우선 파악하고 참여하여 시간의 로스를 없애는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
이러한 상사와 함께 일할 때에는,
비서도 데이터를 충분히 시각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면 좋을 것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내의 일들이나 사회의 일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여유가 되는 때에 소소한 이야깃거리로도 충분히 나눌 수도 있다.
비서의 의견도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반영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준비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떤 현안들에 대해서는 먼저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데 바쁜 일정 속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챙기는 것에 대해서 분명 고마움의 표현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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