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NAH Jul 26. 2023

인생보스를 찾아서

나를 아는 것이 먼저다

사람의 인연이란 무엇이며, 나와 잘 맞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비서가 보스를 선택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이 질문에 대답해 보자면, 그렇다 확실히 그렇다.


상사가 원하는 비서를 선택하듯이. 비서도 상사를 선택해야 한다.. 꼭 그래야 한다.

내가 이해할 수 없고, 존경할 수 없는 상사와 함께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지 경험해 보지 않길 바란다. 


경험해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그저 간접경험으로도 충분하다. 듣고 보았던 악질상사들의 썰을 풀자면야 24시간으로도 모자라겠지만 그냥 그런 사람들도 있더라 하고 넘기고 오히려 인생보스를 찾는데 주력하도록 하자.


그렇다면, 어떻게 인생보스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은 같은 원리로 돌아가는 것 같다. 결혼도 연애를 많이 해보고 하라는 이유가 나와 잘 맞는 사람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좋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나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있어 어떤 행동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만남의 횟수가 이런 경험적 교훈을 가져 오진 않는다. 열심히 공부하고 철저히 복습해야 어느 순간 도의 경지에 이르고, 나에 대한 깨달음이 오고, 비로소 나와 어울리는 남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아마 이런 맥락이 아닐는지



그러니 먼저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일하는 스타일은 어떤지 확실히 한 후에 진정 같이 갈 사람을 골라서 정착하도록 하자.


내 능력이 누군가를 고를 수 없을 지경이라면 우선, 능력을 길러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처럼 말이다. 


그러나 나를 알아봐 주지 않고 소모품쯤으로 여기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런 사람들 밑에서는 능력을 키우지 못할뿐더러 자존감도 떨어지게 된다. 부디 얼른 벗어나서 능력을 펼치고 키워주는 보스를 찾기 바란다.


주변에 오랫동안 비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당당히 유리천장을 깨고 부장님이 된 A 건설회사분이 있다. 그 세월 동안의 삶이 어땠을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알고 지낸 지는 십여 년.  그동안 어려웠던 에피소드들도 넘쳐나고 몇 번의 개인적인 인생 고비도 넘긴 분으로, 그때마다 인생 보스가 본인의 지지자가 되어 주고, 조력자가 되어 줬다고 한다.


지금은 상사와 베스트팀워크로 너무 행복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빌런보스를 모시면서 극한체험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보스와 함께 일하며 본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마침내 인생보스를 찾게 되었을 때 본인의 역량을 최대 발휘하여 인정받고, 당당히 승진의 기회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등가교환이라는 말은 언제나 진리이지만. 나의 노력을 오롯이 인정받을 수 있는 상사의 곁에서 최선을 다해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나 또한 지금의 상사와 14년 가까이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부모님 장례식까지 모두 마쳤으니 내 인생을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 세월 함께하며 어떻게 그리 오랫동안 한 상사와 일 할 수 있었는지, 내게 참 대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그때마다 나는 내 상사가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에게 신뢰를 주며, 그의 성장을 지켜보고 함께 나아가는 일은 분명히 큰 인내와 아랫사람을 대하는 탁월한 태도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상당히 감성적인 성향이 있어서 기쁘고 슬픈 일이 얼굴에 잘 드러나고 힘든 상황이 있으면 몸 져 눕는 면탈을 가졌는데, 상사는 어려운 상황 앞에서도 한결같이 평정한 모습과 오히려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 큰 소리 한번 듣지 않고 지냈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컨트롤하는 그런 모습이 참 존경스럽다. 그리고 항상 직원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직원들이 알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고 말할 정도로. 상사는 진정 직원들을 마음에 품는다. 


콘스탄틴이라는 영화에서는 가브리엘(천사)이 신의 사랑을 받는 인간들을 질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도 종종 상사가 직원들을 위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제일 가까운 사람은 나일 테지'라는 생각으로 서운한 마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이전 03화 비서가 이런 것까지 해야 돼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