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를 든 사회복지사》3화. 죽기전까지일하고싶어

by 김정은

갑작스러운 상담 요청


복지관에는 65세 이상의 기초연금 수급자를 위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3시간, 매월 10회의 활동으로 약 월 27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느 날 일자리 담당자가 저를 찾아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어르신이 갑자기 자궁암을 진단받으셨는데, 3기라고 들었습니다. 가족과 저는 어르신이 일자리 참여를 중단하고 쉬시길 희망하지만, 어르신은 끝까지 일자리에 참여하고 싶어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3기 암 환자의 선택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욕구였습니다.

어르신은 암 3기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상태였으며, 자기 삶에 대한 의미를 일자리에서 느끼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어르신의 욕구에 맞추어 계속해서 일자리에 참여하도록 도와주기로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어르신이 중간에 힘들어하거나 건강이 악화한다면 그때는 일자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삶을 마감하고 싶을까?"


담당자에게 조언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삶을 마감하고 싶을까?"라는 질문을 양쪽에서 접근하여 생각해 보라고 도움을 주었습니다.

어르신은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삶을 마무리하길 원할지, 아니면 현재의 삶을 유지하면서 살아있다는 가치를 느끼며 삶을 마무리하길 바라실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르신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어르신의 관점에서 이를 깊이 고민해 보면서 어르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과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어르신에게 일자리는 단순한 소득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수단이었습니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나가는 것

동료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여하고 있다는 것



3기 암과 함께 사는 삶


3기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은 치료를 받으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휴식이 필요할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활동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족의 걱정 vs 본인의 의지


가족들의 걱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아프신데 쉬지 않고 일을 하신다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진짜 어르신을 위하는 것은 어르신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었습니다.


타협점 찾기


우리가 찾은 해결책은:

어르신의 의지 존중: 일자리 참여 계속 허용

안전장치 마련: 건강 악화 시 즉시 중단 약속

지속적 모니터링: 어르신 상태 수시 확인

가족과의 소통: 정기적인 상황 공유


존엄한 삶의 마무리


결과적으로 어르신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셨습니다.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르신만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 방식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


이 사례를 통해 깨달은 것은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단순히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상자의 자기결정권 존중

다양한 관점에서 상황 바라보기

안전과 자율성 사이의 균형 찾기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기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복지일 수 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치매 어르신이 사회복지사 방문 후 왜 불안해하셨는지, 그 진짜 이유를 파헤쳐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매일 연재됩니다

《청진기를 든 사회복지사》는 복지 현장에서 건강과 돌봄을 연결하며

사회복지사로서 마주한 경험을 기록한 실천 에세이입니다.


・일상 이야기와 활동 후기는 블로그에서 함께 나누고 있어요

https://blog.naver.com/ju8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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