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숲

- 아픈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시편지

by 별숲지기


쉿, 이곳은

조용히 귀를 모으면 된단다


소리의 숨이 녹초가 되어

매일 돌보던 수많은 의자를 내려놓고

내 몸을 돌봐야 하는 시간이지만


뜻하지 않은 일에

이유를 찾다 보니

내가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열정을 가슴에 오래 품고

숙성된 열정이 리듬을 타고

한들한들 바람 스치듯

소리로 나왔으면 좋으련만


긴 호흡의 자잘한 말들로만

시간을 몽땅 덮어버렸으니


은은한 바람의 소리와

꽃잎이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소리

다정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충분히 담았으면 좋으련만


내려앉은 소리를 힘차게 꺼내지 못하니

입보다는 귀가 더 크게 열려

새로운 소리와 웅장하게 만난다


이제야 나의 소리는

바람의 숲이 되어

꽃도 나비도 새도

나도 너도

다정하게 함께 모이는 노래가 된다


태양이 달과 스치는 시간들이

고요히 흐르고 흐르면


푸른 생각이

깊숙이 잠긴 소리를 올려줄 것 같아

나를 참으로 설레게 한다.


아, 바람의 숲은

사이에 흐르는 소리를 모아

사랑으로 깊게 다가가고 있단다.





몸이 아프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런 생각에 빠지기도 하고 더욱 겸손해지기도 합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2018년 성대결절이 심해 수업을 할 수가 없어 잠시 병가를 내게 되었습니다.

여름방학 때 쉬지 않고 보충수업까지 이어서 하다가 이런 일이 생겨버렸으니 쉼 없이 달려온 제가 참 미련해 보였습니다. 수업도 아이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면서 진행했어야 되는데 문법 수업을 하다 보니 제가 아는 지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만 하니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저는 저대로 지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왜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우리 아이들의 집중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을 텐데

저 혼자만 아는 지식을 떠들어댔으니

저를 위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목이 아프고 나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저를 더 크게 성장하게 해 주었지요. 이렇듯 아프면 성장하게 되나 봐요.

나이가 드니 아픔이 자주 찾아옵니다. 심한 감기가 걸렸는데 제일 약한 부분을 먼저 알고 또 힘들게 합니다. 학교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목이 또 이렇게 가라앉아 또렷하게 말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순간 또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모임의 대표가 된 나에게서 나오는 소리는 어떤 소리가 되어야 할까?

오직 내 생각으로만 지어내는 소리가 아닌

내가 들은 소중한 그 소리들을

온전히 담아

청중들에게 표현할 수 있다면

목소리가 낮든 크든

그것은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들은 수많은 생각들을

사랑으로 올곧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용기가 생깁니다.


아픔은 저를 또 이렇게 힘껏 밀어줍니다.


ChatGPT Image 2025년 10월 18일 오후 01_39_06.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