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 엄마들에게 띄우는 봄의 시편지

by 별숲지기


이름 모르니

노란 꽃이라 부를게


연두 바람에

노란 별꽃이 기대어


나도 모르게

환한 웃음이 번지고


문득 떠오른

그때 그시절 그윽이


눈에 맴도는

너의 이름이 눈부셔


고운 엄마의 사랑

함빡이 쏟아낸


너의 이름은

애기똥








어린 시절

엄마랑 개울가에 가서 빨래하고 부모님께서 논에서 벼를 벨 때는 그 사이에서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이렇게 시골에서 자랐지만, 그 아름다움에 깊이 빠져 식물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다 똑같은 들꽃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홀로 봄길을 산책하다가 항상 저를 걱정해 주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직장 동료였다가 나이가 같다는 이유로 친구가 되었는데 자식들 나이도 비슷해 육아 이야기, 시댁 이야기, 남편 이야기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가까운 친구가 되었지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도 했지만 제가 너무 멀리 이사를 오게 되어 이제는 이렇게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친구는 큰 수술을 했던 경험도 있지만 항상 다정한 목소리로 저를 찾아줍니다.


“요즘은 어떠니?”

“그냥 변함이 없네.....”

“잘 안 풀린다고 그걸 네 탓이라고 생각하지 마”

“그래, 고마워”


이렇게 통화를 하고 나면 친구는 저에게 마음 근력에 대한 영상을 한 편 보내줍니다.

저보다 먼저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더 단단해진 친구입니다.


통화를 하면서 보게 된 노란 꽃무리가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텐데 그 꽃이름이 무척 궁금해 찾아보았지요.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창 아기를 기를 때 친구와 나누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아이 변 색깔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아기 변이 황금빛이어야 건강하다는데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면서 건강한 모유와 이유식 만들기 등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참 이렇게 사랑스런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한 꽃이 되었습니다.


그 아기들은 지금 참 많이 컸는데요, 그때 그 순간에 정말 우리 아기의 황금빛 똥을 위해 나는 그토록 진하게 희생한 엄마였을까?

그런 질문에 참 부끄럽기만 합니다.


들꽃 가득한 이곳에서 다시 어딘가로 떠나는 날,

여기서 보았던 애기똥풀을 다른 곳에서 다시 보게 되는 날,

그때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엄마와 함께 아기똥풀.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