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
"네", "네"
몇 년 전 "90년대 생이 온다"등 몇 권을 책을 읽고, 유튜브를 보며 소위 MZ세대를 이해하려 노력하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도움은 되었으나 꼭 필요한 시간은 아니었다.
의도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려 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어린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나와 잘 놀아줄 수 있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음을 아는 것이다.
나 역시 젊은 친구들이 좋다.
그 에너지가 좋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그 신선함이 또한 좋다.
억지로 대화를 이끌려 노력할 필요도 시시콜콜 주문을 할 필요도 없다.
어떤 문제나 주제에 대한 생각을 서로 묻고 답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들을 통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는다.
다른 시선으로의 접근도 배운다.
그러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도 나눈다.
먼저 입사한 직장 선배로 가지게 된 일종의 경험적 스킬에 매몰되지만 않으면 말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회의실 예약하세요." "미리 가서 회의실 세팅하세요."와 같은 누구 해도 상관없는 일을 시킨다거나,
"그건 아직 잘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처럼 '모르면 잠자코 들어.'라는 식의 반응과 주문뿐이다.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고 입사한 그들에게 지금 무엇을 보여 주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자판 칠 힘만 있다면, 필요하거나 여유가 되는 사람이 하면 되고, 신입이라도 의견이 없지 않다.
"나도 신입 때는 그랬었으니까 너도 그걸 꼭 거쳐야 된다는 식"은 정말 아니다.
과거 군대 구타 문화가 변하지 않았던 건 환경과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이등병 일병 때 맞고, 선임이 되어 때렸던 문화도 한 몫했다.
"맞은 만큼 돼 갚는다!"
언제까지 그런 생각으로 내가 속한 사회를 바라볼 것인가?
하물며 프로들의 세계라고 하는 직장에서까지 말이다.
변할 대상은 정해져 있다!
선배들과 후배들이 생각의 차이가 발생하여 서로 대화하지 못할 정도의 갈등이 있다면 변화해야 하는 쪽은
선배들이다. 앞서 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가치관과 기억들을 후배들에게 전가하려거나 강요해서는 안될 일이다. 과거가 미래를 지배하게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의 가정은 있다. 신입 후배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기본적인 인성과 실력은 있어야 한다.
"활어가 생선으로"
갓 올라와 팔딱거리던 활어가 자판대 위에서 얼음 깔고 일렬로 누워 천장만 바라보는 생선이 되어 가고 있다.
지난여름 입사한 팀 후배들이 있다.
몇 달간 반짝반짝 빛나던 그들의 눈빛과 생기 넘침이 반년을 보내며 점차 주변과 같은 색이 되어 간다.
"회사의 미래"라는 말이 보통 명사가 아니길 바란다.
어느 회사에서나 있을 그들의 소리를 누군가는 귀 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