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싱그러움을 기다리며
봄은 이제 저만치 멀어지고
창밖의 나뭇잎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진다.
햇살의 결도 한층 투명해지고
바람 속엔 벌써부터 여름의 향이 실려온다.
나는 아직 지나간 봄을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곁에 머물던 따스함을 되새겨 본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이미
더 뜨겁고, 더 푸른 계절을 향한 기다림이 자란다.
여름은 약속처럼 찾아올 것이다.
어린 잎이 왕성하게 몸집을 불리고,
장마 전의 공기가 잠시 머뭇거릴 때,
나는 다시 한 번 싱그러움에 마음을 내어줄 준비를 한다.
여름의 싱그러움은 언제나 새롭다.
첫 비의 냄새,
나무 그늘 아래 스며드는 청량한 기운,
입 안 가득 머금은 과일의 단맛처럼
삶을 한순간 더 환하게 물들이는 힘.
나는 그 한 계절의 무르익음을 기다린다.
잊고 있던 꿈이 되살아나는 순간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서로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이 계절의 가장 맑은 순간을.
여름,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싱그러움을 조용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