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가벼운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반드시 무거워야 할까.
책임, 미래, 헌신 같은 단어로 눌러야만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걸까.
어떤 사랑은 이슬처럼 얇고,
바람처럼 자주 흩어진다.
그럼에도 그것은 진짜였다.
짧았으나 선명하고,
얕았으나 맑았던 감정의 결.
한없이 가벼운 사랑은
붙잡으려 하지 않는다.
오래 가겠다는 약속보다,
지금의 웃음을 더 진실하게 여긴다.
사랑이 무겁지 않다는 이유로
가볍게 흘려보낼 수는 없다.
가벼움 속에도 무게는 있다.
다만 그것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훗날 천천히 가라앉을 뿐이다.
그는 너를 떠올릴 때
어느 계절, 어느 날, 어느 노래 한 구절 속에서
문득 웃을 것이다.
그 사랑은 그저 있었기에,
그 모든 순간이 가볍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