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자세

2024.11.25

by 김막스

요가 자세 중에 어떤 자세가 좋으세요

어느 날 요가 선생님이 물었다

바로 떠오르지 않아

내가 왜 요가를 하게 됐는지

왜 좋아하게 됐는지로 동문서답했다


집에 와 내가 어떤 자세를 좋아하지 생각해봤다

나무자세가 떠올랐다

가슴 앞 합장한채 한 발로 서는 자세

그대로 두 손을 모은 채 머리 위로 올리기도 한다

전사 자세와 곧잘 연결하며

다리 힘과 균형감각을 길러준다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던 서있기가

이토록 어려웠던가

몸에 긴장을 풀면서도 또 동시에 집중해야한다

흔들리지 않도록 발바닥 전체에 힘을주고

한 곳을 응시하며

최선을 다해 서있어야한다


나무자세라는 이름은 사실 조금 가혹하다

한 발로 서있지만

나무처럼 안정적일 것을 요구한다

혹시

저 곧게 뻗은 나무도 사실

가만히 서있기 위해

속으로는 그렇게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닐지

나무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다시 사람을 생각한다

사람은 원래 두 발이 아니라 한 발로 선 채

주변 사람들을 의지하여 겨우 버티는 것 아닐까

가끔 두 발로 온전히 서있다고 착각하다

이내 넘어지고나서야 정신차리는 것 아닐까

혼자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달으며 말이다


혼자서 선다는 것은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혼자서 안정적으로 설 수 있을 때야 비로소

내가 의지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또 그들이 지칠 때 넘어지지 않도록 버텨주는 힘을 갖는다


오늘도 나무자세를 하며 나무처럼 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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