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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GDP에서 G를 뺀다?

경제학자들이 웃고 지나갈 헤프닝이길

by 김막스

GDP에서 G(정부지출)를 빼면 뭐가 남을까?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 상무부 장관(하워드 러트닉)이 GDP를 계산할 때 정부지출을 빼야한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뷰하는 러트닉 장관 (Source: NYT)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경제적 상황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다. 한 국가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인데, 그 나라의 중장기적 경제성장뿐 아니라 단기적 경기변동(장기추세와의 괴리)를 나타낸다.

GDP는 중장기적 경제성장뿐 아니라
단기적 경기변동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


우리나라 GDP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다. 오늘 나온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4년 실질GDP는 23년 대비 2% 증가하였다. 즉, 작년 우리나라 경제는 2% 성장한 것이다.

우리나라 실질GDP의 추이 (자료: ECOS)


GDP는 어떻게 측정할까? 총생산은 총지출이자 총소득이다. 무슨 말인가? 총 지출 규모를 파악하면 얼마나 생산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는 결국 누군가의 소득으로 잡히므로, 소득 규모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총생산 = 총지출 = 총소득


그래서 GDP를 민간소비(C), 민간투자(I), 정부지출(G), 그리고 순수출(NX)의 지출 규모로 파악한다. 그런데 여기서 G(정부지출)를 빼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 사립학교가 아닌 공립학교의 교사의 교육서비스나,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대규모 건설투자 사업은 GDP에 포함되지 않게 된다. 실제로 가사노동이 GDP에 포함되는 것이 맞지 않냐는 논쟁 수준을 넘어선, 큰 혼란이 생긴다.

이 같은 주장에 묻어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연방정부는 높은 정부 부채 문제를 겪고 있으며, 정부효율부를 세우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이다. 정부 부문을 제외하여 미국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자는 의도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GDP 개념 자체를 바꾸자는 주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했다.



우리나라의 정부 지출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38%이고 미국은 45%이다 (OECD통계, 21년기준). GDP에서 정부의 지출을 빼면, 어느 나라가 제일 앞서게 될지 새삼 궁금해진다. "GDP에서 G를 빼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 경제학 입문 교과서 한켠에 실릴 법한 웃긴 헤프닝으로 지나가길 바래본다.

우리나라 정부지출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38%이고 미국은 45%이다 (OECD통계, 21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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