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를 보기 위해
퇴근길 곧장 집에 가지 않고
돌아서 이곳에 들렀다
아파트 단지 한 구석
햇살이 덜 들고
푸석한 흙더미 위에
뿌리내린 너
남들은 다 만개해서
제 멋을 마음껏 뽐내는데
이제야 조심스레
꽃봉우리 피울 준비하는 너
봄이 다 가버릴세라
꽃놀이 시기 놓칠세라
사람들의 관심 식을세라
먼저 핀 친구들보며
전전긍긍 했을 너
나 그런 너를 응원하기 위해
그 모습 한번 더 보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
괜찮다
나도 그리고 봄도
네 예쁜 모습 흐드러질 때까지
그리고 이내 저물어 시들 때까지
그 모습 하나 하나
끝까지 다 지켜보며
기다리다 갈 것이다
괜찮다
조금 늦어도
그게 너라서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