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은 내 ‘브런치 스토리’ 자기소개 글이자 2024년을 한 줄로 정리한 것이며 나의 소망을 적은 것이기도 하다. 난 아직 이 플랫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소통보다는 기록의 의미가 더 크다. 하지만 올해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첫 수확으로 내겐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 엄청 기쁘다. 작은 씨앗을 뿌렸으니 따뜻한 햇살을 쬐어주고 꾸준히 물도 주어야겠다.
올 한 해는 어땠을까? 내 캘린더를 살펴보니 단순하게 몇 개의 단어로 추려진다. 독서, 글쓰기, 공연, 전시, 모임. 1년 내내 이것만 하고 살았다. 한 해 동안 가장 잘한 3가지는 주간글쓰기를 시작한 것, 회사 내 독서모임 만든 것,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인 집 정리를 시작한 것으로 정하고 싶다. 이렇게 1년을 정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록이 있던 덕분이다. 작년까지는 그냥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은 내일과 같았으니까.
특히 주간 글쓰기 얘기를 더 하자면, 생각한 것을 글로 정리한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처음엔 퇴고만 이틀 이상 걸렸다. 잘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새벽까지 고치기도 했다. 이런 시간이 있어서인지 지금은 두세 시간이면 한 편 정도는 쓸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를 함께 하는 이들의 약속을 펑크낼 수 없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덕분에 2024년 마지막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노싱새는 내 글을 읽어주는 최초의 독자이자 정성스레 코멘트를 남겨주는 작가이며 내 영혼의 벗들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글로 털어놓을 수 있는 대나무 숲이기 때문이다. 얼굴을 자주 보지 않아도 마음이 채워지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노마드님이 함께 하지 않았다면 나 혼자 끄적거리다 글쓰기는 삼일천하로 흐지부지되었을 것이고, 새봄님이 합류하지 않았다면 둘은 적당한 업무 핑계를 찾아 월간 글쓰기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름만으로도 고마운 존재들. 늘 흔들리고 불안한 나를 잡아주는 두 명의 벗이 있었기에 2024년은 마음이 든든한 한 해가 될 수 있었다. 이제 겨우 1년 가지고 뭐 그리 생색이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읽고 쓰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겐 ‘꾸준함’ 그 자체가 큰 도전이었고 매주 게으른 자신과 싸워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기도 했다.
(다들 비슷한 처지였을 우리 노싱새
너무나 칭찬합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 모임이 많다. 만나면
늘 즐겁고 반갑다. 하지만 시끌벅적함이 가끔 나를 지치게도 한다. 그럴 때 나는 동굴에 들어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데 오롯이 내게 집중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 속에서 하는 일은 떠오른 생각을 그저 끄적거릴 뿐이다.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 떨며 술잔을 기울이는 일도 꽤 즐거운 일이지만 에너지가 소진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글쓰기가 필요하다. ‘me time’ 이후엔 충전되어 동굴 밖으로 다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25년엔 주위환경이 바뀌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나만의 동굴과 ‘노싱새’라는 대나무 숲이 있어서 잘 버틸 수 있을 것도 같은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져보련다.
“여러분,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