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 오아시스 마을 와카치나

인공 오아시스 마을

by 임지훈

[리마로 복귀 후]

20240326_132710.jpg 리마 시내의 풍경

거처 없이 48시간의 떠돌이 새활을 끝내고, 무사히 리마로 복귀했다. 사실 리마는 페루의 수도 기는 하지만 그리 치안이 좋은 동네도 아니고 이렇다 할 랜드마크가 있는 곳도 아니다. 그나마 치안적인 측면을 봤을 때 리마에서 부촌인 '미라플로레스' 지역이 안전하여 이곳에 숙소를 잡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숙소의 위치를 미라플로레스 쪽에 잡았다.


와라즈에서 리마로 온 후 바로 숙소로 이동해 체크인을 했고 몇 시간 남잠에 빠졌다. 버스에서 중간중간 취침을 하기는 했지만 완전히 피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꿀 같은 휴식으로 하루를 보낸 후, 완전히 체력이 회복됐는지 나는 또다시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했다. 이 정도면 당일치기 중독으로 봐도 될 것 같다.


오늘의 여행지는 '이카'라는 지역이다. 페루의 사막 마을인데 인공적으로 건설한 오아시스 '와카치나'마을이 유명한 곳이다. 참 생각할수록 페루는 여행지로서 큰 매력이 있는 나라이다. 잉카 유적지가 있는 쿠스코, 트래킹을 하기 좋은 와라즈, 안데스 산맥이 위치한 아레키파, 사막지역 이카와, 동쪽에 위치한 아마존 지역까지 한 국가에서 이런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 멋진 일이다.



[오아시스 마을 와카치나]

20240327_154620.jpg 오아시스 뒤로 펼쳐진 사막

리마에서 이카까지는 4시간 정도 소요됐다. 이카에 도착하고 끝이 아니라, 와카치나 마을까지는 툭툭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다르게 말하면 툭툭 기사님들과 흥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말. 사실 외국에선 우버를 이용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 훨씬 선호하는 편이지만, 툭툭이 훨씬 저렴하기에 이 날만큼은 툭툭을 이용했다.


터미널에 내리자 역시나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역시나 터무니없는 요금을 제시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나 역시 택시기사에게 툭툭 요금을 제시했으니 거래는 진행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택시랑 툭툭의 요금은 몇 배는 차이가 나니까. 나는 쿨하게 "빠이"를 외치고는 근처 지나가는 툭툭을 잡아 가격을 물어보았다. 나는 말을 걸기 전부터 '얼마나 깎아야 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물어봤지만 기사님은 양심적 이게도 블로그에서 본 가격을 제시했고 나 역시 쿨거래를 진행했다. 이런 바가지 없는 제안은 언제나 좋다.


20240327_151417.jpg 바나나 어드벤처

와카치나에 도착하니 거대한 오아시스와 그 뒤로 펼쳐진 사구가 보였다. 이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일단 투어 예약을 위해 한 호스텔을 찾았다. 바나나 어드벤처라는 숙소였는데,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버기카 투어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이었다. 숙소에선 4시 30분까지 숙소로 오면 된다고 알려주었고, 남은 2시간은 자유시간이라는 의미였다.


나는 천천히 오아시스 주변을 둘러보았다. 2시간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워낙 작은 마을이었기에 둘러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오아시스 주변으로는 오리가 물가 근처에서 놀고 있었고, 또 오아이스를 둘러 식당과 기념품샵이 위치해 있었다. 나는 슬러시 하나를 구매한 후 오아시스를 바라보며 물멍을 때린 채 시간을 보냈다.



[버기카를 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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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어 숙소 앞으로 가자, 투어에 참여하는 다른 투어객들도 하나 둘 모여들었다. 가이드는 우리를 버기카에 태우고는 사막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처음 버기카에 타본 소감은? 버기카 투어는 허리가 건강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야 할 것 같다. 사막에 도달한 버기카는 언덕을 그대로 질주하면 튕기기 시작했고,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르며 즐기고 있었다. 허리가 안 좋다면 그대로 디스크가 터질 정도로 차는 신나게 튕겨댔다.


20240327_172055.jpg 함께 투어를 즐겼던 이탈리아 소녀

버기카는 그대로 가장 높은 언덕으로 질주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모두 내리라고 한 후 한 명씩 보드를 쥐어주었다. "무서워하지 말고 엎드린 채 그대로 언덕을 내려가면 돼" 그는 우리에게 샌드보드 타는 법을 알려주었고, 한 명씩 차례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론 버기카보다 샌드보드가 훨씬 재밌었던 느낌.


20240327_181617.jpg 해가 지는 사막

몇 번 더 샌드보드를 타자 어느덧 시간은 해가 질 시간이었다. 우리는 사막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은 채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석양을 넋 놓고 바라본 게 포르투갈 포르투, 볼리비아 우유니, 그리고 페루의 이카 이렇게 3번이었던 것 같다.


모래사막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우유니에서 바라본 석양과는 또 다른 멋이 있었다. 황금빛 모래들이 오렌지빛에 물드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자 우리는 다 같이 박수를 쳤고 그와 동시에 투어는 끝이 났다.


누군가 '와카치나 지역이 페루를 여행할 때 필수로 방문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면 그렇다고는 못할 것 같다. 몽골의 고비사막이나, 북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등 더 넓고 접근성 좋은 사막이 많으니까. 하지만 사막을 한 번도 방문해보지 않았는데 마침 페루를 여행 중이라면 나지막이 추천하고 싶은 이카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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