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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EP03. 여기가 바로 할리우드

할리우드 전 세계 영화의 중심지

by 임지훈

할리우드 세계 영화의 중심


20240221_111620.jpg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위치한 돌비극장 주변

다시 한번 버스에 몸을 싣고 할리우드로 향했다. 정확히 말하면 돌비극장 근처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이곳에 오니 말로만 듣던 CD를 강매하는 흑인들이 있었다.

‘시대가 어느 시댄데 CD를 파는 건지 좀 바꿔야 되는 거 아냐?’ 물론 구매할 의사가 1도 없는 내게 발언권은 없었다. ‘저 친구들이 나한테 다가오면 어떻게 거절하지?’ ‘최대한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하고 싶은데... 노 땡스? 아냐 이건 뭔가 단호함이 부족한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찰나에 한 명이 나에게 CD를 딱 권하려 했다. 그리곤 손을 휘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No No No' 짧은 영어 실력이 한탄스러운 순간이었다.


20240221_094128.png 한국인들이 할리우드 거리에 오면 꼭 들리는 곳 이병헌 배우님 손도장 (밑에 안성기 배우님 손도장도 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오면 수많은 핑크색 별들을 볼 수 있다. 엔터업계에서 활약을 한 배우, 단체 이름이 적힌 별들이 길을 따라 쭉 나열돼 있다. 물론 스포츠구단도 엔터테인먼트 쪽 산업이므로 이름이 있다. 하다 못해 사람이 아닌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도 이름이 있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차이니즈 시어터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선 대한민국 배우 이병헌 님과 안성기 님의 손도장이 존재한다. LA에 있는 한국인이 이곳에 다 있는 건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인들이 붐비는 곳이었다.



LA다저스. 욱일기는 없어도 됐을 텐데

20240308_115729.png 오타니를 반기는 포스터가 붙은 다저스 스토어. 그런데 욱일기는 좀 아니지 않나...

돌비극장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 눈에 띄는 곳은 LA다저스 스토어. 2월에는 메이저리그 경기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기념품이라도 살까 하는 마음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오타니가 계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그런지 상점 내부에는 곳곳에 오타니를 환영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흥미롭게 기념품을 구경하고 있는데 욱일기가 붙은 다저스 모자를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팍 식으며 온갖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일장기를 써도 될 텐데 꼭 욱일기를 사용해야 하나?' '미국은 저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건가?'



LA의 사이비

20240221_115919 (1).jpg 처음에는 한국계인지 몰랐던 사이비 집단 (혹시 모르니 얼굴은 모자이크)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다 보면 간혹 이상한 방식으로 포교하는 사람들이 있다. LA에서도 길거리에 이런 이상한 집단이 있었다. '이야 미국에도 이런 사이비가 있구나. 어느 나라나 똑같네.'

혀를 끌끌 차고 있었는데 이들에게서 한국말이 들렸다.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 그렇다. 이들은 한국계였던 것이다. 여행하면서 몹시 당황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였다.



LA에 왔으면 인앤아웃

20240221_120339.jpg 인앤아웃과 LA의 파란 하늘은 몹시 잘 어울린다

미국 동부에 쉑쉑버거가 있다면 서부에는 인앤아웃이 있다! 3대 버거 중 쉑쉑버거와 파이브가이즈가 이미 한국에 진출했지만 유일하게 정식매장이 없는 곳이 바로 인앤아웃버거이다.

사실 햄버거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지만 3대 버거 중 하나라는데 먹고는 가봐야지 하는 생각에 들렸다.


20240221_120922.jpg 조리하는 과정을 누구나 볼 수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자 이곳이 햄버거 가게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10명이 넘는 손님들이 주문을 위해 줄을 섰고, 앉아서 먹을 곳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으며, 새로 온 직원을 가르쳐주는 선임 직원과 음식이 나왔다고 번호를 말하는 직원까지 혼란한 곳이었다.


20240221_121958.jpg 비주얼은 꽤 괜찮았다

할리우드 근처라 그런지 손님도 많았고, 그 덕에 주문한 음식을 받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기는 했지만 햄버거의 비주얼은 꽤나 괜찮았다. 갓 나온 따끈한 햄버거를 한입 베어무는 순간...! 기대와는 다르게 식감이 풍부하지 않았다. 고기가 오버쿠킹 됐는지 너무 퍽퍽했고 빵도 그리 부드럽지 않았다. 그래도 장점은 신선한 양상추와 토마토가 아삭아삭하게 씹혀서 미국답지 않게 건강한 느낌?


할리우드거리 주변의 인앤아웃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인지 그렇게 만족스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다른 프랜차이즈 대비 가격이 싸다는 게 유일한 장점?



LA에서 마지막 저녁식사

20240221_163427.jpg LA에서 오히려 한국으로 역수입된 북창동 순두부

미국에 며칠 머물지 않았지만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내 몸이 한식을 갈구했다. LA에서 첫 끼니가 코리안타운이었으니 마지막 저녁도 코리안타운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사실 이런 이유는 아니고 그냥 매콤한 음식이 먹고 싶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 버스로 두 정거장이면 도달하는 거리였기 때문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한국인들에겐 LA의 어떤 식당보다도 유명한 북창동 순두부를 방문하기로 했다.

코리안타운을 걷다 보면 '여기가 한국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한국계 기업과 한글을 볼 수 있다. 한미은행 같은 금융사, 중앙일보나 한국일보 같은 언론사 등등. 이런 미니 코리아를 만드는 동안 한인들의 수고로움이 얼마나 컸을지 감히 예상조차 힘들었다.

20240221_164913.jpg 따끈따끈한 순두부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한국인들도 종종 보였지만 오히려 백인들이 더 많았다. 이런 게 한식의 세계화일까?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한 덕에 웨이팅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김치 순두부', '해물 순두부', '만두 순두부' 등 다양한 순두부가 있는데 고기와 해물이 반씩 들어간 '섞어 순두부'를 먹기로 했다. 돈을 좀 더 추가하고 LA갈비도 추가해서 먹고 싶었지만, 금전적인 압박도 있고 혼자 먹기에는 부담될 양일 것 같아 순두부만 먹기로 했다. 혼자 여행하다 보면 돈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맛있는걸 한 가지만 시켜서 먹어야 할 때가 더 안타깝다.


저녁이라 날씨가 살짝 쌀쌀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순두부의 맵기는 일품이었다. 밑반찬과 물도 끝없이 리필해 주었고 외국에서 듣는 한국어덕에 포근한 마음까지 들었다. 일반적으로 식당에 방문하면 팁을 18% 지불했지만 흔쾌히 20%를 지불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버스를 탄 채 LA공항으로 이동했다. 본격적인 중남미 여행의 시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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