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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 따라가는 사람 Aug 28. 2022

일상| 텃밭 가꾸기(7) - 마무리 준비하기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마지막 힘을 다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지만, 이제 끝맺을 때가 다가왔다. 


지난 여름, 그렇게도 풍성하게 열렸던 토마토들은 이제 점점 잎이 말라가고, 줄기도 시들어가고 있다. 이제 텃밭을 마무리할 시기가 온 것이다. 


처서 이후 급격하게 내려간 아침 기온 탓인지, 토마토 열매들이 더 이상 예전의 크기가 아니다.  그래서, 8월의 마지막 주말인 오늘, 이제 토마토를 모두 뽑아내기로 마음을 먹고 텃밭에 나갔다. 얼마 남지 않은 익은 열매는 따고, 덜 익거나 줄기가 시들해진 것은 모두 뽑아낼 심산이었다. 


그런데, 웬걸... 아직도 토마토들은 "나의 날들이 아직 남았다"고 항변하고 있었다. 

시든 줄기의 끝에는 새롭게 노란 꽃이 피고 있었고, 심지어 그 중 몇 개는 작게 열매를 맺기 시작한 상태였다. 

분명 줄기나 잎을 보면 이 꽃들이 열매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지만, 차마 뽑아낼 수가 없다.

 




김연경 선수가 마지막 국가대표로 출전했을 때,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으로 빙판위를 누볐을 때, 그리고 은퇴를 목전에 둔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힘을 낼 때 많은 이들은 "라스트 댄스", "라스트 스탠드"라고 일컬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BCG Matrix의 "Dog"는 언제라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나이지만..


아직은 이 토마토들과 라스트 댄스를 함께 해 보려고 한다. 


그래도 자연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꽃을 피우고 있다.  
토마토의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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